레버리지에 당했다…‘AI 노스트라다무스’의 몰락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8.03 04:27
수정2026.08.03 05:40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창립자 애션브레너 (애션브레너 웹블로그 캡처=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439%의 수익률을 올리며 주목받았던 리오폴드 아셴브레너의 헤지펀드가 레버리지의 덫에 걸렸습니다. AI 관련주 급락으로 마진콜에 직면하자 시타델이 자산 대부분을 인수했습니다.
오픈AI 연구원 출신 리오폴드 아셴브레너(25)는 '인공지능(AI)계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려왔습니다. 그가 세운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이하 시추에이셔널)는 올해 상반기(1~6월) 439%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전력·클라우드 등 AI 인프라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설립 2년도 채 되지 않아 운용자산을 450억달러까지 불렸습니다.
하지만 시추에이셔널은 이번 주 AI 관련주 급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하면서 29일 밤(현지시간) 자산 대부분을 강제 매각할 위기에 몰렸습니다. 결국 시타델이 30일 개장 직전 자산 대부분을 인수하면서 위기를 넘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 보도했습니다.
시추에이셔널의 화려한 수익률 뒤에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투자 종목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샌디스크, 연료전지 업체 블룸에너지, AI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 등 AI 공급망 기업 위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종목은 최근 AI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자기자본의 4~5배에 달하는 자금을 대출해 그의 베팅을 뒷받침했습니다. 반면 시장이 급변하자 고배율 레버리지가 손실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이에 대출은행들은 태도를 바꿔 마진콜을 요구했습니다. 아셴브레너는 이에 대응해 보유 포지션을 청산하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밀레니엄매니지먼트와 제인스트리트도 시추에이셔널의 포트폴리오 인수를 검토했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시타델만큼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타델이 아셴브레너에게 직접 접촉해 밤샘 협상을 벌였고, 30일 개장 직전 자산 대부분을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추에이셔널이 매각 직전 보유했던 자산 가치를 약 160억달러로 추산했으며, 거래 이후 운용자산은 약 10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다만 시추에이셔널은 앤트로픽 지분 약 50억달러어치를 비롯한 비상장 투자자산은 계속 보유할 예정입니다.
억만장자 켄 그리핀이 이끄는 시타델은 운용자산 71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헤지펀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타델은 시장 급락이나 가격 왜곡이 발생할 때 레버리지 투자자의 매물을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는 전략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거래 역시 AI 관련 종목이 급락한 틈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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