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가 메운 EV 빈자리…배터리 3사, 7분기만에 흑자
[삼성SDI ESS용 배터리 박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2분기 나란히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적자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와 미국 현지 생산 세액공제(AMPC)가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입니다.
배터리 3사 일제히 흑자…'캐즘' 지웠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이날 나란히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5,602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78억 원에서 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아시아 지역 배터리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증가가 주효했습니다.
삼성SDI는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매출 3조7,688억 원, 영업이익 2,038억 원으로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습니다.
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소폭의 영업손실(-26억원)이었던 만큼 반등 폭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무정전전원장치(UPS)·배터리백업유닛(BBU)·전동공구용 고출력 배터리 판매 확대와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출하 증가가 배터리 부문 흑자 전환(1,593억원)을 이끌었습니다.
미국 생산 확대에 따른 AMPC 수혜금 1,077억 원을 제외하고도 9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SK온은 영업이익 8,218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다만, 고객사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아시아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이 기반이 됐습니다.
포드와 운영하던 블루오벌SK 합작법인 종료 절차를 마치고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한 점도 눈에 띕니다.
다만 흑자의 '질'에는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ESS·고출력 배터리 판매 증가로 가동률 자체를 끌어올린 반면, SK온은 고객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 비중이 커 구조적 수익성 회복 여부는 하반기 실적에서 다시 검증받아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ESS·AI 데이터센터 공통 동력
3사 모두 흑자 전환의 공통분모로 ESS와 AI 데이터센터향 고출력 배터리 수요 확대를 꼽았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국내를 중심으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있고, 삼성SDI는 미국 공장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연말부터 LFP 제품 양산에 나섭니다.
이미 미국 주요 ESS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국내 차세대 배전망 ESS 프로젝트 수주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SK온 역시 조지아 SK배터리아메리카 단독공장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20GWh 이상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MPC 수혜 규모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조4,000억 원에서 내년 3조9,000억 원으로, 삼성SDI는 6,000억 원에서 1조6,000억 원으로,SK온도 5,000억원에서 1조2,700억원 수준으로 각각 확대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9월 ESS 입찰
오는 9월 시작되는 정부 주도의 약 1조 원 규모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도 하반기 최대 변수입니다.
전력거래소가 9월 중 사업설명회를 열고 본격 입찰 절차에 들어갈 예정으로, 발주 규모는 2차와 비슷한 1조 원 안팎이 될 전망입니다.
앞선 1·2차 입찰 누적 점유율은 삼성SDI 56%, SK온 25%, LG에너지솔루션 19%로,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입찰에서 수주 확대에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입니다.
다만 변수도 있습니다. 1차 입찰 당시 kWh당 평균 30원대였던 낙찰가가 2차에서는 20원대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가격 경쟁이 과열되면서, 3사는 최근 정부에 "가격 위주 평가보다 국내 생산·산업 기여도를 비가격 지표로 더 반영해달라"고 공동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모스랜딩 ESS 화재 이후 안전성 평가가 한층 엄격해진 점도 변수로 꼽힙니다.
업계에서는 전력망용 ESS 시장이 본격 확대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이번 3차 입찰 결과가 향후 시장 주도권과 각사의 레퍼런스 확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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