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노사 모두 이의제기…재심의 주목
SBS Biz 서주연
입력2026.07.27 11:34
수정2026.07.27 12:14
내년도 최저임금 시간당 1만700원을 두고 노동계와 소상공인 측이 오늘(27일) 나란히 고용노동부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했습니다. 노사 양측이 같은 해 최저임금안에 모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오늘 오전 10시 30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이의제기서를 제출했습니다. 민주노총도 오전 11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의제기서를 전달했습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80원,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민주노총은 3.7% 인상만으로는 누적된 실질임금 하락을 회복하거나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배달라이더 등 건당·성과급 방식으로 보수를 받는 도급제 노동자에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안이 부결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도급제 노동자 별도 적용 부결은 법원이 인정한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인간다운 삶을 향한 열망을 좌절시킨 결정”이라며 “노동부에 이의제기서를 전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은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특정 배달 플랫폼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판결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해당 판결을 고려해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다시 심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내수 부진과 매출 감소, 부채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반발했습니다. 지난 2일에도 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현재 소상공인은 최저임금을 올릴 여력이 전혀 없다”며 “최소한 동결해야 하며 인상은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황성현 소상공인연합회 자문변호사는 “행정소송과 헌법소송까지 고려해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추천 사용자위원인 금지선·이기재 위원은 지난 9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에서도 공익위원들이 추가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했습니다. 당시 사용자위원들은 올해보다 2% 오른 시간당 1만530원을 제9차 수정안으로 제시한 상태였습니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근로자나 사용자를 대표하는 단체는 고시된 최저임금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고시일부터 10일 이내에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노동부가 지난 16일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시하면서 올해 이의제기 기한은 오늘까지입니다.
노동부 장관은 이의제기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거나 최저임금위원회가 제출한 안대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이유를 밝혀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장관은 10일 이상의 재심의 기간을 정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해당 기간 안에 재심의 결과를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이후 노사단체의 이의제기가 실제 재심의로 이어진 사례는 없습니다. 2022년에도 노동계와 사용자 측 단체들이 2023년도 최저임금안에 모두 이의를 제기했지만 노동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전례를 고려하면 재심의 가능성은 낮지만 법률상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노동부 장관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노동부는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해 고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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