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계약서만 써준 공인중개사도 대출사기 책임"
SBS Biz 신성우
입력2026.07.26 09:47
수정2026.07.26 09:52
[부동산계약과 복비 (장현경 제작=연합뉴스)]
실제 중개행위 없이 사기꾼 말만 믿고 허위 계약서를 써준 공인중개사도 대출사기에 따른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대부업체 A사가 공인중개사 B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발단은 2020년 C씨 일당이 벌인 전세대출 사기 범행이었습니다.
C씨 등은 가짜 임차인을 모집해 전세계약서를 위조한 뒤 A사 등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담보로 대출을 받고 대출금을 가로챘습니다. 이들은 사기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A사는 C씨뿐 아니라 전세계약서를 써준 공인중개사 B씨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습니다. B씨는 실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중개 행위를 하지 않은 채 C씨 말만 믿고 전세계약서를 써줬는데, A사가 이 계약서를 믿고 대출을 내준 만큼 B씨에게도 잘못이 있단 주장이었습니다.
1심은 사기를 벌인 C씨 책임은 인정했으나,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범행을 몰랐을 것이라며 A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심도 B씨 손을 들어줬으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법상 개업 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된 때에만 거래 계약서를 작성·교부해야 하고, 중개 없이 계약서를 작성·교부하면 제3자가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거래할 가능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C씨 등의 대출금 편취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방조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은 다만 "C씨가 B씨에게 임대인의 실제 개인 정보를 제공했고, 전세계약서상 임대인 계좌로 보증금이 입금된 점 등에 비춰 B씨도 C씨 일당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에 속아 전세계약서를 작성해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며 B씨의 과실을 인정하되 손해배상책임은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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