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IPO 공모시장…중복상장 심사 강화·반도체 쏠림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7.24 15:56
수정2026.07.25 09:14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서며 기록적인 강세를 이어간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강화와 중복상장 규제, 여기에 시장 자금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로만 쏠리면서 공모주 시장이 때 아닌 한파를 겪고 있습니다.
상장 기업 수·공모 금액 모두 반토막…반도체 주도장 속 홀로 소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IPO 시장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총 17개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8개사와 비교해 55.3%나 줄어든 규모입니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조달한 공모금액 역시 1조 100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48.7% 급감했습니다.
거래소가 기업들의 상장 심사 기준을 한층 높인 데다, 최근 중복상장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까지 새롭게 적용하면서 문턱이 대폭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자금 이동의 편중 현상도 공모주 시장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증시로 들어온 투자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와 인공지능(AI) 관련 테마 상품으로만 집중되면서 IPO 시장으로 유입될 여유 자금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일반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8985억 원이 빠져나가며 3개월 연속 순유출을 나타냈습니다.
공모주 펀드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장할 만한 대어급 기업의 부재와 상장 직후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2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었습니다.
반도체 종목들이 시장 상승을 이끄는 동안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하반기 대어급 IPO 대기…자금 쏠림 완화가 관건
시장에서는 하반기 들어 IPO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거나 이미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들이 다수 대기 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정비 과정을 마친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진입할 경우, 그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절차도 다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현재 무신사, 메가존클라우드, 구다이글로벌 등은 조단위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에 쏠려 있던 자금이 다양한 업종으로 고르게 확산하고,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야만 공모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졌다"며 "코스피 호황이나 반도체 급등으로 증시가 활성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업종이나 코스닥의 경우 과거보다 더 부진하기 때문에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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