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까지 막히면 어떡하지?…제동력 약해지는 유가 '브레이크'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7.24 10:44
수정2026.07.24 11:10
[앵커]
미국의 공격에 이은 이란의 보복, 이 사이클이 계속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이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도 막히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건데요.
중동 산유국들의 해상 원유 수송로 두 곳이 모두 차단되면 엄청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멘 후티가 실제로 홍해를 봉쇄할 능력을 갖고 있는 세력인지,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중요한 이슈겠죠.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후티 움직임부터 보죠.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예멘 내 친이란 무장 세력인 후티는 현지시간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즉각 해상봉쇄에 나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해운사와 선박들을 상대로 "사우디의 모든 항구에서 화물 선적과 하역을 금지한다"며 이를 어기면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는데요.
이어 지난 22일엔 실제로 "유조선 두 척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 위협 수준은 '보통'에서 '상당한'으로 격상됐습니다.
후티 반군은 앞서 지난 2023년에도 이 좁은 길목에서 상선들을 공격해 해상물류를 마비시킨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는 물론 배후에 있는 이란에게도 책임을 물어 군사적 응징에 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대로 홍해 항로마저 막히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로이터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가 막힐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7%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이곳을 통과한 물량은 하루 740만 배럴로, 1년 전보다 40% 넘게 대폭 늘었습니다.
여기 지도를 보시면 사우디 양옆에 해협이 두 개 있습니다.
이 중 호르무즈가 불안정해지자 상당수 유조선들이 바브엘만데브로 우회해 왔는데요.
사우디는 동서를 잇는 송유관을 활용해 하루 원유 수출량의 약 70% 이상을 홍해 쪽으로 돌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후티가 사우디로 향하는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으면 통행량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무역정보업체 분석입니다.
두 해협이 동시에 막히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전 세계 석유 공급량 4분의 1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봉쇄 위협이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더 치명적이라고요?
[기자]
네, 바브엘만데브를 지나는 원유가 주로 아시아를 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우디가 홍해 얀부항으로 내보내는 원유는 하루 평균 4백만 배럴로, 1년 전보다 네 배 넘게 급증했는데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50만 배럴이 아시아 물량입니다.
문제는 이를 실은 유조선들이 바브엘만데브를 피하려면 거의 지구 반바퀴를 더 돌아야 한다는 겁니다.
얀부항 북쪽으로 수에즈 운하와 지중해,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희망봉까지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빙 둘러가야 하는데요.
남쪽으로 해협을 통과하면 하루이틀인 인도양까지 가는데 꼬박 한 달이 걸립니다.
정작 여기서 한국까진 20일 정도면 갈 수 있으니, 우회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겁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업체들이 이 우회 항로로 돌아가기 시작했죠?
[기자]
네, 이번 주 바브엘만데브로 향하던 유조선 여러 척이 뱃머리를 돌렸고, 일부는 수에즈운하 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틀었습니다.
현지시간 21일 로이터는 한국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해당 우회로를 검토하며 배를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에즈운하 수심 때문에 초대형 유조선은 원유를 가득 실은 채로 지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이집트 수메드 송유관으로 일부 원유를 덜어 무게를 줄이고, 운하를 통과한 뒤 다시 싣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운하 이용료와 추가 운임 등 원가부담이 커지는데요.
이는 결국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이죠?
[앵커]
네, 올해 전쟁 발발 이래 국제유가 고점은 지난 4월 말 기록했던 배럴당 120달러선입니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08년 147달러보다 낮은 수준인데요.
당초 시장에서 배럴당 150달러, 많게는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던 걸 감안하면 그간 잘 버틴 셈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도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힐 것이란 경고가 나옵니다.
싱가포르 리서치 업체 ITS 분석에 따르면 이달 초순 원유가격이 위아래로 10% 넘게 널뛰던 와중에도 정제마진은 고공행진을 계속했습니다.
ITS는 "높은 휘발유·디젤 가격이 물리적인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원유가격은 이미 수차례 실패한 협상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해협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원유가격이 올라 마진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다음 협상에서 종이에 뭐라고 적든, 정유소는 종이로 가동되지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앵커]
중요한 포인트는 그동안 유가 급등세에 그나마 제동을 걸어줬던 요인들이 하나 둘 약해지고 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고유가 안전망 곳곳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로이터는 중국 수요 급감과 미국 공급 확대, 트럼프 대통령 발언, 홍해 우회 수출, 현물 공급 증가 등을 유가상승압력을 완화해 온 요인들로 꼽았는데요.
이 가운데 예측이 어려운 중국 수요를 제외한 나머지 네 개는 소위 '약발'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선 미국은 전략비축유 재고가 4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공급량 유지가 쉽지 않게 됐습니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시장이 피로감을 느끼면서 유가에 대한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홍해 우회로마저 불안정한 데다 잠시 열렸던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막히면서 그 새 쏟아져 나왔던 현물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는 추세입니다.
[앵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로이터는 "현재로선 미국과 이란 간 화해보다 사태악화 가능성이 더 높다"며 "전 세계가 직면한 경제적 위험이 5개월 전 개전 시점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두 해협 모두 막히면 유가충격을 넘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는데요.
이란 협상대표를 맡아온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우리가 석유를 팔지 못한다면 누구도 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 상황과 관련해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중순 미국과 이란이 전 양해각서에 합의했을 때 피하길 바랐던 부정적인 공급 충격 시나리오에 직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무디스에선 다음 달 말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유가 급등과 정제유 부족 등 충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의 공격에 이은 이란의 보복, 이 사이클이 계속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이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도 막히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건데요.
중동 산유국들의 해상 원유 수송로 두 곳이 모두 차단되면 엄청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멘 후티가 실제로 홍해를 봉쇄할 능력을 갖고 있는 세력인지,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중요한 이슈겠죠.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후티 움직임부터 보죠.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예멘 내 친이란 무장 세력인 후티는 현지시간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즉각 해상봉쇄에 나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해운사와 선박들을 상대로 "사우디의 모든 항구에서 화물 선적과 하역을 금지한다"며 이를 어기면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는데요.
이어 지난 22일엔 실제로 "유조선 두 척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 위협 수준은 '보통'에서 '상당한'으로 격상됐습니다.
후티 반군은 앞서 지난 2023년에도 이 좁은 길목에서 상선들을 공격해 해상물류를 마비시킨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는 물론 배후에 있는 이란에게도 책임을 물어 군사적 응징에 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대로 홍해 항로마저 막히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로이터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가 막힐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7%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이곳을 통과한 물량은 하루 740만 배럴로, 1년 전보다 40% 넘게 대폭 늘었습니다.
여기 지도를 보시면 사우디 양옆에 해협이 두 개 있습니다.
이 중 호르무즈가 불안정해지자 상당수 유조선들이 바브엘만데브로 우회해 왔는데요.
사우디는 동서를 잇는 송유관을 활용해 하루 원유 수출량의 약 70% 이상을 홍해 쪽으로 돌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후티가 사우디로 향하는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으면 통행량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무역정보업체 분석입니다.
두 해협이 동시에 막히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전 세계 석유 공급량 4분의 1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봉쇄 위협이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더 치명적이라고요?
[기자]
네, 바브엘만데브를 지나는 원유가 주로 아시아를 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우디가 홍해 얀부항으로 내보내는 원유는 하루 평균 4백만 배럴로, 1년 전보다 네 배 넘게 급증했는데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50만 배럴이 아시아 물량입니다.
문제는 이를 실은 유조선들이 바브엘만데브를 피하려면 거의 지구 반바퀴를 더 돌아야 한다는 겁니다.
얀부항 북쪽으로 수에즈 운하와 지중해,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희망봉까지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빙 둘러가야 하는데요.
남쪽으로 해협을 통과하면 하루이틀인 인도양까지 가는데 꼬박 한 달이 걸립니다.
정작 여기서 한국까진 20일 정도면 갈 수 있으니, 우회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겁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업체들이 이 우회 항로로 돌아가기 시작했죠?
[기자]
네, 이번 주 바브엘만데브로 향하던 유조선 여러 척이 뱃머리를 돌렸고, 일부는 수에즈운하 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틀었습니다.
현지시간 21일 로이터는 한국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해당 우회로를 검토하며 배를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에즈운하 수심 때문에 초대형 유조선은 원유를 가득 실은 채로 지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이집트 수메드 송유관으로 일부 원유를 덜어 무게를 줄이고, 운하를 통과한 뒤 다시 싣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운하 이용료와 추가 운임 등 원가부담이 커지는데요.
이는 결국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이죠?
[앵커]
네, 올해 전쟁 발발 이래 국제유가 고점은 지난 4월 말 기록했던 배럴당 120달러선입니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08년 147달러보다 낮은 수준인데요.
당초 시장에서 배럴당 150달러, 많게는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던 걸 감안하면 그간 잘 버틴 셈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도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힐 것이란 경고가 나옵니다.
싱가포르 리서치 업체 ITS 분석에 따르면 이달 초순 원유가격이 위아래로 10% 넘게 널뛰던 와중에도 정제마진은 고공행진을 계속했습니다.
ITS는 "높은 휘발유·디젤 가격이 물리적인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원유가격은 이미 수차례 실패한 협상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해협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원유가격이 올라 마진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다음 협상에서 종이에 뭐라고 적든, 정유소는 종이로 가동되지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앵커]
중요한 포인트는 그동안 유가 급등세에 그나마 제동을 걸어줬던 요인들이 하나 둘 약해지고 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고유가 안전망 곳곳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로이터는 중국 수요 급감과 미국 공급 확대, 트럼프 대통령 발언, 홍해 우회 수출, 현물 공급 증가 등을 유가상승압력을 완화해 온 요인들로 꼽았는데요.
이 가운데 예측이 어려운 중국 수요를 제외한 나머지 네 개는 소위 '약발'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선 미국은 전략비축유 재고가 4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공급량 유지가 쉽지 않게 됐습니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시장이 피로감을 느끼면서 유가에 대한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홍해 우회로마저 불안정한 데다 잠시 열렸던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막히면서 그 새 쏟아져 나왔던 현물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는 추세입니다.
[앵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로이터는 "현재로선 미국과 이란 간 화해보다 사태악화 가능성이 더 높다"며 "전 세계가 직면한 경제적 위험이 5개월 전 개전 시점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두 해협 모두 막히면 유가충격을 넘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는데요.
이란 협상대표를 맡아온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우리가 석유를 팔지 못한다면 누구도 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 상황과 관련해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중순 미국과 이란이 전 양해각서에 합의했을 때 피하길 바랐던 부정적인 공급 충격 시나리오에 직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무디스에선 다음 달 말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유가 급등과 정제유 부족 등 충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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