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성분' 세마글루타이드, 성인 발작 위험도 낮춰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7.23 17:29
수정2026.07.23 17:42
위고비와 같은 당뇨·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가 성인발병 발작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장윤혁·이순태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신경과 교수, 은용 미국 컬럼비아대 내과 교수, 봉수환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박사과정생 공동 연구팀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와 성인발병 발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미국신경학회저널 '신경학' 최근호에 실렸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성인발병 발작(Adult-Onset Seizure)은 18세 이후 처음 발생하는 발작입니다. 특히 중장년층·고령층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발작은 뇌졸중, 신경퇴행성 질환 등 후천적 뇌손상과 연관될 수 있어 뇌 건강의 중요한 지표입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미국당뇨병학회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고, 혈당·비만 관리는 물론 만성콩팥병, 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대규모 보건의료 코호트인 'All of Us 프로그램'의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활용해 제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세마글루타이드·기타 혈당강하제· SGLT2 억제제를 새로 처방받은 18세 이상 성인 환자 1만8천243명을 대상으로 성인발병 발작 발생 위험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관찰자료에서도 무작위 임상시험을 최대한 모사하는 '타깃 트라이얼 모사' 방법을 적용했고, 환자를 세마글루타이드-기타 혈당강하제 비교군(1만213명), 세마글루타이드-SGLT2 억제제 비교군(8천605명)으로 구성했습니다.
분석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신규 투여군은 기타 혈당강하제 투여군에 비해 성인발병 발작 발생 위험이 약 56% 낮았습니다. 실제 발작 발생률 차이를 뜻하는 '4년 누적 위험차'는 1.78%포인트(p)로 확인됐습니다. SGLT2 억제제와 비교한 분석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군의 발작 위험이 약 52% 낮았고, 4년 누적 위험차는 1.46%p였습니다.
이를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 수로 환산하면, 기타 혈당강하제나 SGLT2 억제제 대신 세마글루타이드로 각각 70명, 131명을 치료할 때마다 성인발병 발작 1건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마글루타이드의 발작 위험 감소 효과는 혈당이나 체중 감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GLP-1 계열 약물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발작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체내에 오래 머물며 뇌 안으로 일부 도달하는 고유의 약리학적 특성 덕분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장 교수는 "성인발병 발작을 중장년기의 뇌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연구"라며 "다만 관찰 연구인 만큼 향후 장기 추적 연구와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예방 효과와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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