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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ETF '개미 지옥'…들끓는 추가 대책론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7.23 16:12
수정2026.07.25 08:00

[앵커] 

출시될 때는 미국 같은 선진증시에나 있는 혁신 금융상품이 들어오는 것 같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는 실제로 2배라는 손익비율을 맞추지도 못했고 본주의 가격을 뒤흔들며 증시 전체를 늪에 빠뜨렸다는 날 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조 단위 거래가 멈출 줄 모르는 이 상품을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지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윤 기자, 최근에 상징적인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국내 운용사 대표가, 당연히 단일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회사인데 이 상품에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 발언을 냈죠? 



[기자]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는데요. 

배 대표는 지난 2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해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라고 적었습니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을 못한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배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상품 출시 이후부터 지난 16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224만 원에서 184만 원으로 17.9% 급락했는데요.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47.5% 떨어졌습니다. 

기초자산 하락률의 단순 2배를 적용한 이론상 손실률은 35.8%지만 실제 손실은 11.7% 포인트 더 컸던 셈입니다. 

이는 원주 주가의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ETF 원금 자체가 녹아내리는 '음의 복리'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한투운용은 'ACE 삼성전자, ACE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상품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처럼 자산운용사 대표가 공개적으로 자제를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앵커] 

코스피가 최근 급락한 배경 중 일부로 단일 ETF를 꼽는 시각도 있죠?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최근 코스피 급락의 배경으로 레버리지 ETF 따른 변동성 확대를 지목했습니다. 

JP모간은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의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높은 변동성과 외국인 매도가 나타나며 시장의 자기 조정 메커니즘이 작동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간에 따르면 ETF 순자산은 시장 규모 대비 미국의 약 4배 수준에 달했다고 했습니다. 

"하락장마다 강제적인 디레버리징이 발생했고, 한국 변동성지수는 미국 변동성지수 대비 약 5배 수준까지 확대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레버리지 ETF 청산이 약 75%, 4분의 3이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 매도 압력이 덜해질 것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부가 결국 발 빠르게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실효성을 판단해 보기 전에, 내용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죠. 

[기자]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오후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발표했는데요.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은 현금 3000만 원으로 상향하고요.

최소 매매 단위는 기존 1주씩에서 20주씩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투자자 대상 위험 안내와 사전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 시간을 늘렸습니다. 

이밖에 시장 안정화 시점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관련 광고도 금지합니다. 

[앵커] 

그런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다 보니까, 후속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죠? 

[기자] 

결국 이러한 대책들은 신규 투자 문턱을 높이는 방안, 자율대응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거래대금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60%에 달하는데, 예탁금과 교육이수 강화 등 기준은 사실상 개인투자자만 견제하는 대책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업무보고가 있었는데, 관련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 (21일 청와대 국무회의) 당국으로서는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는 하지만 시장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시장 불안정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고, 주식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정책상의 비효율, 또는 문제가 훨씬 더 크다고 보니까 보완책은 신속하게, 충실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대책을 이미 발표했다"라고 답변하자 이 대통령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라고 했습니다. 

해당 정책은 전산 조치 등에 따라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이 대통령은 "신속하게 필요한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결과론이긴 합니다만, 이 상품을 출시한 데 따른 책임론도 나오고 있죠? 

[기자] 

야당은 정책 주도권을 가지고 밀어붙인 사람들을 가려내 경질해야 한다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정점식 / 국민의힘 원내대표 : (지난 20일)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주식 리딩방을 운영한 꼴입니다. 정책실장이 나서서 이렇게 사고를 쳤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땜질식 처방 몇 개로 면피하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앞서 김용범 정책실장은 상장폐지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김장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1일 '롤러코스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정책 토론회에서 "환율은 여전히 15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해외주식 순매수 흐름도 다시 늘어나며 애초에 기대했던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다만 김 실장의 말대로 하루에 상품 하나가 3조, 4조 원씩 거래되는데 상장폐지는 어려울 것 같고 추가 보완을 해야 할 텐데, 어떤 게 가능할까요?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선 당국이 내놓을 만한 추가 대책이 마땅치 않을 거란 의견이 우세합니다. 

우선 금융위는 앞서 주기적인 재교육 도입, 선행 투자경험 요건 신설, 괴리율 확대의 상장폐지 요건 반영, 괴리율 상시 관리 등을 추가 검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2일 금융위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3개사 ETF 운용 본부장들과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 후 하루 만에 추가 대책을 마련을 위해 금융위가 회의를 연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범 실장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추가 대책을 말씀하신 건 아니다"라며 "기존에 발표한 방안들이 언제 시행될지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정부는 다음 달 시행 예정이던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를 이달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책 발표 이후 규정이 강화되기 전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릴 수 있고, 추가 대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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