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들어간 1만피…반도체 정점론 vs. 매수 타이밍
SBS Biz 이한나
입력2026.07.16 16:10
수정2026.07.18 08:00
[앵커]
시계를 한 달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6월 18일, 코스피는 앞서 2일 아슬아슬하게 넘지 못했던 9000선 고지를 밟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19일 9385선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이대로면 곧 '1만 피'도 꿈이 아니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현재까지는 이 수치가 코스피의 역대 최고치가 됐습니다.
이후 하락에 하락을 거듭한 코스피는 지난 4월 하순 이후의 상승분을 몽땅 반납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코스피의 현재 하락세를 추세적 하락 전환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반등을 앞둔 단기 조정으로 읽어야 할지 이한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최근 증시 흐름부터 정리해 보죠.
[기자]
지난달 장중 9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지난 14일에는 크게 빠지면서 64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고점 대비로 보면 한 달도 안 돼 지수의 30% 이상이 증발한 셈입니다.
폭락장이 반복되면서 매도 사이드카는 물론이고 거래를 아예 멈추는 서킷브레이커도 올해 들어 벌써 일곱 차례나 발동됐습니다.
낙폭의 진앙지는 역시 반도체입니다.
최근 하루에만 삼성전자가 10.7%, SK하이닉스는 15.4% 폭락했는데,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최대 낙폭이었고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4개 종목에서만 최근 3주 사이 1500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좀 의아합니다.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얼마 전에 역대급 실적을 발표까지 했는데, 왜 주가는 오히려 무너진 겁니까?
[기자]
기대가 숫자로 확인된 날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차익 실현의 계기가 된 겁니다.
실제 실적 발표 당일 삼성전자는 7% 가까이 급락하며 30만 원 선을 내줬습니다.
여기에 악재가 잇따랐습니다.
이번 달 초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시장은 AI 반도체의 큰손이 공급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6% 넘게 빠졌고, 충격은 국내 증시로 이어졌습니다.
모건스탠리도 AI 사이클은 끝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불안을 키웠습니다.
수급 악재도 겹쳤습니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이 마무리되면서 '재료 소멸'이 나타났고,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매도세가 거세졌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유가까지 뛰면서 물가와 금리 우려가 다시 커졌고, 위태롭던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른바 '반도체 정점론', 피크아웃을 주장하는 쪽 논리를 들여다보죠.
실적은 여전히 좋다는데, 왜 지금이 꼭대기라고 보는 겁니까?
[기자]
정점론의 논리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첫째는 '기대치의 한계'입니다.
실적 전망치가 이미 역사적 고점까지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겁니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는 약 500% 가까이, SK하이닉스는 약 1000% 오른 만큼 좋은 실적도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주장입니다.
둘째는 '공급 과잉' 우려입니다.
메모리 부족으로 시작된 초호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까지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향후 공급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셋째는 'AI 투자 지속성'입니다.
빅테크들이 막대한 AI 투자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는지, 실제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오른 장면을 2000년 닷컴버블 직전 시스코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앞섰던 상황에 빗대기도 합니다.
[앵커]
그런데 정반대로 "지금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다"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 근거는 뭔가요?
[기자]
매수론의 근거도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밸류에이션입니다.
이번 급락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5.8배까지 떨어졌는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인 6.27배보다도 낮습니다.
시장이 이미 금융위기급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실적 전망이 아직 견조하다는 점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올해 645조 원에서 2028년 10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지수가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진 건 과도하다는 겁니다.
셋째는 이번 급락이 기업의 기초체력보다는 수급 충격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차익 실현에 레버리지 상품의 청산 물량과 신용융자 반대매매까지 겹치면서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벌어졌다는 건데요.
증권가에서는 이를 '역대급 과매도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앵커]
얘기를 하다 보니 궁금해지는 게, 같은 AI 악재인데 왜 유독 우리 증시가 이렇게까지 크게 출렁이는 건가요?
[기자]
핵심은 역시 '쏠림'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한때 코스피 전체의 55%에 육박했습니다.
코스피 ETF를 샀다면 사실상 절반 넘게 이 두 종목을 산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인데요.
미국은 AI 조정이 와도 다른 업종이 분산 효과로 버텨주지만, 우리는 반도체가 기침을 하면 지수 전체가 몸살을 앓는 구조인 겁니다.
실제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쓰던 시기에도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는 종목 비율은 70%에서 33%로 급감했습니다.
지수는 오르는데 오르는 종목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균형 장세였던 겁니다.
여기에 '빚투'가 변동성을 증폭시켰습니다.
신용융자 잔고가 지난달 38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중 9조 원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묶여 있었습니다.
주가가 빠지면 반대매매가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그 매도가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한국에서 가장 거세게 작동한 겁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금까지 얽히면서, 코스피 변동성 지수는 집계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즉 종목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두 종목에 묶여 있다는 구조 자체가 리스크인 겁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죠.
결국 정점론과 매수론, 승부를 가를 변수는 뭔가요?
[기자]
일단 첫 관문이었던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는 긍정적이었습니다.
6월 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시장 예상치 3.8%를 밑돌았고, 전월 대비로도 0.4% 하락했습니다.
물가 둔화가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공포가 한풀 꺾인 점은 급락세 진정에 힘을 실어줄 재료입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추가 인상 전망도 나오는 만큼 유동성 감소와 대출 부담 증가는 증시에 부담입니다.
진짜 승부처는 이달 말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요.
특히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 여부가 핵심인데, AI 수요가 확인되면 정점론은 힘을 잃겠지만, 반대라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더라도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데요.
따라서 한 번에 승부를 거는 '몰빵'보다는 분할 매수와 업종 분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결국 반도체 기대가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이달 말 실적 시즌에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시계를 한 달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6월 18일, 코스피는 앞서 2일 아슬아슬하게 넘지 못했던 9000선 고지를 밟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19일 9385선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이대로면 곧 '1만 피'도 꿈이 아니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현재까지는 이 수치가 코스피의 역대 최고치가 됐습니다.
이후 하락에 하락을 거듭한 코스피는 지난 4월 하순 이후의 상승분을 몽땅 반납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코스피의 현재 하락세를 추세적 하락 전환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반등을 앞둔 단기 조정으로 읽어야 할지 이한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최근 증시 흐름부터 정리해 보죠.
[기자]
지난달 장중 9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지난 14일에는 크게 빠지면서 64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고점 대비로 보면 한 달도 안 돼 지수의 30% 이상이 증발한 셈입니다.
폭락장이 반복되면서 매도 사이드카는 물론이고 거래를 아예 멈추는 서킷브레이커도 올해 들어 벌써 일곱 차례나 발동됐습니다.
낙폭의 진앙지는 역시 반도체입니다.
최근 하루에만 삼성전자가 10.7%, SK하이닉스는 15.4% 폭락했는데,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최대 낙폭이었고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4개 종목에서만 최근 3주 사이 1500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좀 의아합니다.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얼마 전에 역대급 실적을 발표까지 했는데, 왜 주가는 오히려 무너진 겁니까?
[기자]
기대가 숫자로 확인된 날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차익 실현의 계기가 된 겁니다.
실제 실적 발표 당일 삼성전자는 7% 가까이 급락하며 30만 원 선을 내줬습니다.
여기에 악재가 잇따랐습니다.
이번 달 초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시장은 AI 반도체의 큰손이 공급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6% 넘게 빠졌고, 충격은 국내 증시로 이어졌습니다.
모건스탠리도 AI 사이클은 끝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불안을 키웠습니다.
수급 악재도 겹쳤습니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이 마무리되면서 '재료 소멸'이 나타났고,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매도세가 거세졌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유가까지 뛰면서 물가와 금리 우려가 다시 커졌고, 위태롭던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른바 '반도체 정점론', 피크아웃을 주장하는 쪽 논리를 들여다보죠.
실적은 여전히 좋다는데, 왜 지금이 꼭대기라고 보는 겁니까?
[기자]
정점론의 논리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첫째는 '기대치의 한계'입니다.
실적 전망치가 이미 역사적 고점까지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겁니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는 약 500% 가까이, SK하이닉스는 약 1000% 오른 만큼 좋은 실적도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주장입니다.
둘째는 '공급 과잉' 우려입니다.
메모리 부족으로 시작된 초호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까지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향후 공급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셋째는 'AI 투자 지속성'입니다.
빅테크들이 막대한 AI 투자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는지, 실제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오른 장면을 2000년 닷컴버블 직전 시스코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앞섰던 상황에 빗대기도 합니다.
[앵커]
그런데 정반대로 "지금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다"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 근거는 뭔가요?
[기자]
매수론의 근거도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밸류에이션입니다.
이번 급락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5.8배까지 떨어졌는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인 6.27배보다도 낮습니다.
시장이 이미 금융위기급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실적 전망이 아직 견조하다는 점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올해 645조 원에서 2028년 10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지수가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진 건 과도하다는 겁니다.
셋째는 이번 급락이 기업의 기초체력보다는 수급 충격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차익 실현에 레버리지 상품의 청산 물량과 신용융자 반대매매까지 겹치면서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벌어졌다는 건데요.
증권가에서는 이를 '역대급 과매도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앵커]
얘기를 하다 보니 궁금해지는 게, 같은 AI 악재인데 왜 유독 우리 증시가 이렇게까지 크게 출렁이는 건가요?
[기자]
핵심은 역시 '쏠림'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한때 코스피 전체의 55%에 육박했습니다.
코스피 ETF를 샀다면 사실상 절반 넘게 이 두 종목을 산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인데요.
미국은 AI 조정이 와도 다른 업종이 분산 효과로 버텨주지만, 우리는 반도체가 기침을 하면 지수 전체가 몸살을 앓는 구조인 겁니다.
실제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쓰던 시기에도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는 종목 비율은 70%에서 33%로 급감했습니다.
지수는 오르는데 오르는 종목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균형 장세였던 겁니다.
여기에 '빚투'가 변동성을 증폭시켰습니다.
신용융자 잔고가 지난달 38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중 9조 원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묶여 있었습니다.
주가가 빠지면 반대매매가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그 매도가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한국에서 가장 거세게 작동한 겁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금까지 얽히면서, 코스피 변동성 지수는 집계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즉 종목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두 종목에 묶여 있다는 구조 자체가 리스크인 겁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죠.
결국 정점론과 매수론, 승부를 가를 변수는 뭔가요?
[기자]
일단 첫 관문이었던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는 긍정적이었습니다.
6월 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시장 예상치 3.8%를 밑돌았고, 전월 대비로도 0.4% 하락했습니다.
물가 둔화가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공포가 한풀 꺾인 점은 급락세 진정에 힘을 실어줄 재료입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추가 인상 전망도 나오는 만큼 유동성 감소와 대출 부담 증가는 증시에 부담입니다.
진짜 승부처는 이달 말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요.
특히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 여부가 핵심인데, AI 수요가 확인되면 정점론은 힘을 잃겠지만, 반대라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더라도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데요.
따라서 한 번에 승부를 거는 '몰빵'보다는 분할 매수와 업종 분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결국 반도체 기대가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이달 말 실적 시즌에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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