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무료 통항' 물 건너갔다…미로에 갇힌 트럼프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7.16 10:20
수정2026.07.16 10:54
[앵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닫혔습니다.
'동상이몽'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의 애매한 해협 개방 관련 조항을 각각 다르게 해석하면서 충돌이 발생했고, 결국 보복의 악순환도 한창입니다.
이란은 죽고 사는 문제를 호르무즈에 걸었는데, 미국은 협상으로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무료 통항도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꼬일 대로 꼬인 호르무즈, 그걸 풀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미국이 결국 대이란 해상봉쇄를 다시 시작했어요?
[기자]
미 중부사령부는 우리시간으로 지난 15일 오전 5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했습니다.
봉쇄 후에도 미국은 연일 공습을 늦추지 않았는데요.
이란도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상황이 종전 MOU 체결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언도 있었는데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상선에 실린 화물가치의 20%를 통행료로 걷겠다고 선언한 뒤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습니다.
대신 "중동 국가들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걸프국들은 물론 미국 내에서조차 '무료통항 원칙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물러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종전 양해각서의 애매한 조항이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다시 한번 보죠.
뭐가 문제인가요?
[기자]
제 5항, 이란은 서명 즉시 60일간 비용 없는 안전한 선박 통항을 위해 노력하고, 해협 관리체계를 걸프국들과 협의한다는 내용입니다.
'노력'과 '협의'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을 쓴 것부터 갈 길이 먼 합의였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를 두고 미 외교 협회는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는 쉽고 저렴한 군사적 선택지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MOU에 서명한 후 "2년 간 더 많은 폭탄을 투하해도 절대 해협을 열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사령관은 "해협을 개방하려면 다수의 군함과 항공기에 지상군 최대 만명을 투입해 상시작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요.
그 결과, 이란 해안선을 점령하더라도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부터 해협을 완전히 보호하긴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군사적 해결책으론 병력 손실 위험만 크고, 성공도 장담할 수 없는 셈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상선통행의 대가로 사실상 이란에 막대한 뇌물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외교협회 설명입니다.
[앵커]
그럼 해협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은 뭔가요?
해결책이 있기는 한가요?
[기자]
근본적으로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물론 표면적인 갈등요소는 통행료 징수 즉, 경제적 득실입니다.
따라서 미국 협상단은 이란에 통행료보다 자산동결 해제 등 제재완화가 '더 남는 장사'라고 설득하면 해협을 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정권에겐 '해협 통제권' 그 자체가 수백억달러 이상, 혹은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지도부가 이번 기회에 중요한 해상통로를 영구적으로 장악하면 페르시아만 경제를 좌우하는 지역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는다"고 보도했는데요.
경제적 이득을 포함한 나머지 과실은 제재완화든 통행료든 어떤 형태로건 어차피 따라오게 돼있다고 본다는 겁니다.
[앵커]
이란 입장에서 해협 통제권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없는 거네요?
[기자]
네, 이웃 걸프국들이 에너지 수출은 물론 소비재와 식량 등 필수 물자를 들여오기 위해 해협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아온 6개 걸프국 가운데 절반이 최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장례식에 공식 조문단을 보냈다는 점이 그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데요.
심지어 사우디 대표단은 이 과정에서 "불신자들과 손잡았다"는 쿠란 구절을 인용한 공개 면박까지 감수했습니다.
현재로선 이란 정권이 살아남아 해협 목줄을 쥐고 있는 이상, 걸프국들도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전부터 걸프국들을 자국 영향권에 속한 것으로 간주해 왔다"며 미국의 훼방으로 잃었던 위상을 되찾으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로이터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이란이 절대 해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해협이 전쟁 이전처럼 안정적이고 개방된 항로로 아예 되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미국 전 외교관 앨런 에어는 "이란은 시간을 벌고 협상을 질질 끄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우라늄 농축과 달리 해협에서의 입지 강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전 중동 협상대표였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역시 "60일이라는 협상시한이 애초 허황됐다"며 "이란은 새로운 현상 유지를 달성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진 핵 문제 등 다음 논의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걸 잘 아는 이란이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태도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바꿔 말하면, 선거 뒤엔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도 높은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 발전소나 담수화 시설 등 인프라를 전방위 폭격하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하지만 걸프국들은 이란 정권을 '교체'하는 게 아니라 '붕괴'시킬 우려가 있다며 필사적으로 만류해 왔습니다.
인구 9천만 명인 나라가 무정부 상태에 빠질 경우, IS 같은 무장세력들이 난립하면서 지옥문이 열릴 수 있다는 겁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사태 등 후폭풍을 돌이켜보면 되는데요.
이란 인구는 시리아의 세 배 이상이고, 영토는 아홉 배입니다.
심지어 사태가 그 지경에 이르면 해협 통행료를 요구하는 게 지금처럼 이란 혁명수비대 하나에 그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미국은 뭘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미 외교협회 에드워드 피시먼은 "전면전 재개를 피하면서 시간을 버는 게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원유 재고를 보충하고, 중장기적으로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과 저장용량 확대, 대체 에너지원 도입 등을 통해 이란의 협상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이란이 상선 공격을 지속하고 과도한 통행료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건 걸프국들의 이 같은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해협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얻어낸 이권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닫혔습니다.
'동상이몽'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의 애매한 해협 개방 관련 조항을 각각 다르게 해석하면서 충돌이 발생했고, 결국 보복의 악순환도 한창입니다.
이란은 죽고 사는 문제를 호르무즈에 걸었는데, 미국은 협상으로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무료 통항도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꼬일 대로 꼬인 호르무즈, 그걸 풀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미국이 결국 대이란 해상봉쇄를 다시 시작했어요?
[기자]
미 중부사령부는 우리시간으로 지난 15일 오전 5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했습니다.
봉쇄 후에도 미국은 연일 공습을 늦추지 않았는데요.
이란도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상황이 종전 MOU 체결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언도 있었는데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상선에 실린 화물가치의 20%를 통행료로 걷겠다고 선언한 뒤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습니다.
대신 "중동 국가들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걸프국들은 물론 미국 내에서조차 '무료통항 원칙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물러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종전 양해각서의 애매한 조항이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다시 한번 보죠.
뭐가 문제인가요?
[기자]
제 5항, 이란은 서명 즉시 60일간 비용 없는 안전한 선박 통항을 위해 노력하고, 해협 관리체계를 걸프국들과 협의한다는 내용입니다.
'노력'과 '협의'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을 쓴 것부터 갈 길이 먼 합의였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를 두고 미 외교 협회는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는 쉽고 저렴한 군사적 선택지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MOU에 서명한 후 "2년 간 더 많은 폭탄을 투하해도 절대 해협을 열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사령관은 "해협을 개방하려면 다수의 군함과 항공기에 지상군 최대 만명을 투입해 상시작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요.
그 결과, 이란 해안선을 점령하더라도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부터 해협을 완전히 보호하긴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군사적 해결책으론 병력 손실 위험만 크고, 성공도 장담할 수 없는 셈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상선통행의 대가로 사실상 이란에 막대한 뇌물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외교협회 설명입니다.
[앵커]
그럼 해협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은 뭔가요?
해결책이 있기는 한가요?
[기자]
근본적으로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물론 표면적인 갈등요소는 통행료 징수 즉, 경제적 득실입니다.
따라서 미국 협상단은 이란에 통행료보다 자산동결 해제 등 제재완화가 '더 남는 장사'라고 설득하면 해협을 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정권에겐 '해협 통제권' 그 자체가 수백억달러 이상, 혹은 경제적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지도부가 이번 기회에 중요한 해상통로를 영구적으로 장악하면 페르시아만 경제를 좌우하는 지역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는다"고 보도했는데요.
경제적 이득을 포함한 나머지 과실은 제재완화든 통행료든 어떤 형태로건 어차피 따라오게 돼있다고 본다는 겁니다.
[앵커]
이란 입장에서 해협 통제권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없는 거네요?
[기자]
네, 이웃 걸프국들이 에너지 수출은 물론 소비재와 식량 등 필수 물자를 들여오기 위해 해협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아온 6개 걸프국 가운데 절반이 최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장례식에 공식 조문단을 보냈다는 점이 그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데요.
심지어 사우디 대표단은 이 과정에서 "불신자들과 손잡았다"는 쿠란 구절을 인용한 공개 면박까지 감수했습니다.
현재로선 이란 정권이 살아남아 해협 목줄을 쥐고 있는 이상, 걸프국들도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전부터 걸프국들을 자국 영향권에 속한 것으로 간주해 왔다"며 미국의 훼방으로 잃었던 위상을 되찾으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로이터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이란이 절대 해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해협이 전쟁 이전처럼 안정적이고 개방된 항로로 아예 되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미국 전 외교관 앨런 에어는 "이란은 시간을 벌고 협상을 질질 끄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우라늄 농축과 달리 해협에서의 입지 강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전 중동 협상대표였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역시 "60일이라는 협상시한이 애초 허황됐다"며 "이란은 새로운 현상 유지를 달성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진 핵 문제 등 다음 논의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걸 잘 아는 이란이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태도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바꿔 말하면, 선거 뒤엔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도 높은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 발전소나 담수화 시설 등 인프라를 전방위 폭격하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하지만 걸프국들은 이란 정권을 '교체'하는 게 아니라 '붕괴'시킬 우려가 있다며 필사적으로 만류해 왔습니다.
인구 9천만 명인 나라가 무정부 상태에 빠질 경우, IS 같은 무장세력들이 난립하면서 지옥문이 열릴 수 있다는 겁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사태 등 후폭풍을 돌이켜보면 되는데요.
이란 인구는 시리아의 세 배 이상이고, 영토는 아홉 배입니다.
심지어 사태가 그 지경에 이르면 해협 통행료를 요구하는 게 지금처럼 이란 혁명수비대 하나에 그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미국은 뭘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미 외교협회 에드워드 피시먼은 "전면전 재개를 피하면서 시간을 버는 게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원유 재고를 보충하고, 중장기적으로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과 저장용량 확대, 대체 에너지원 도입 등을 통해 이란의 협상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이란이 상선 공격을 지속하고 과도한 통행료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건 걸프국들의 이 같은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해협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얻어낸 이권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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