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비즈 나우] 역대급 실적인데…반도체서 발빼는 월가

SBS Biz 이한승
입력2026.07.14 06:39
수정2026.07.14 07:55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반도체 거인들이 연이어 역대급 성적표를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의 피크아웃 우려를 단숨에 잠재울 만한 숫자들인데도 불구하고, 의문부호는 좀처럼 떨어지질 않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TSMC의 실적 미리보기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캐스터]

TSMC가 또다시 역대급 숫자를 들고 왔습니다.

지난달 우리 돈으로 20조 원 넘게 벌어들였는데요.

1년 전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직전 달과 비교해도 6% 넘게 늘어났고, 올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누적 매출은 벌써 113조 원을 찍었습니다.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무색하게, 월간, 분기, 상반기 매출 모두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는데, 주력 상품인 3나노 공정은 이미 올해 생산 물량이 전부 팔려나간 걸로도 전해집니다.

무엇보다 TSMC의 실적은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주요 지표이기도 한 만큼, 오는 16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가이던스와 설비투자 계획을 다시 한번 올려잡을지, 어떤 시그널들을 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잘 나가서일까요.

월가 큰손들은 발을 빼고 있다고요?

[캐스터]

TSMC를 비롯해, 메모리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신흥시장 투자의 중심에 섰지만, 월가 큰손들은 이 세 기업의 쏠림 비중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판단하면서, 조금씩 발을 빼고 새 투자처를 찾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게 이들 3개 기업의 MSCI 신흥국지수 비중은 최근 30%대까지 올라와 1년새 두 배 넘게 커졌습니다.

이에 글로벌 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전략에 나서고 있는데요.

인베스코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고 기술주 편중도 심해졌다면서, 올 들어 삼성전자 비중을 60% 이상 줄이고, 그 자금을 기술과 무관한 한국 기업으로 옮겼다 밝혔고요.

블랙록 역시도 높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문 반영된 만큼 당분간은 관망할 필요가 있다 말하며, 변동성을 고려해 신흥시장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밖에 피델리티와 JP모건 역시도 비중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종목으로 투자처를 넓히고 있다 설명했는데, 다만 반도체 산업 자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성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실제 업계에 있는 이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캐스터]

업계 굵직굵직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AI 비관론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먼저 인텔의 수장을 지낸 팻 겔싱어는, 인공지능 수요는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말하면서, 유일한 제약은 에너지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네비우스의 보로디츠키 최고매출책임자 역시, 현재 경험하는 수요가 매우 이례적일 정도로 강하다며, 공급 가능한 수준을 훨씬 뛰어 넘었고,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 강조했습니다.

메타가 컴퓨팅 자원이 남아돌아 외부 판매까지 나선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하나같이 특수한 경우다, 산업 전체에서 보면 연산 수요가 공급 능력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데다, 데이터센터도 여전히 부족하고, 여기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딱잘라 말할 만큼, AI 시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논란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실제로 루멘텀의 헐스턴 CEO는 현재 5년치 물량이 완판된 상태다라고까지 말했는데, 이들의 말처럼 정말 기우일지는 흐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요 체크포인트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캐스터]

큰손 고객인 빅테크들의 빚투 흐름을 유심히 봐야합니다.

막대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시장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딜로직의 데이터를 보면, 구글과 아마존, 메타, 오라클, 엔비디아, 그리고 여기에 스페이스X까지, 대표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올해 전세계에서 2천440억 달러, 우리돈 370조 원에 육박한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액의 두 배를 넘겼고요.

2년 전과 비교하면 자그마치 14배가 늘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이런 AI 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기술기업들의 투자와 차입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최근 투자심리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회사채 전반의 스프레드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요.

구글 같은 경우 10년 만기물 스프레드는 최근 한주동안 0.12%p, 메타도 0.16%p 오르면서, 같은 기간 한자릿수에 불과한 평균 스프레드 상승폭과 비교해 8배까지도 높습니다.

그럼에도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당최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이렇게 이름값으로 돈을 빌려 AI 무한경쟁에 뭉칫돈을 쏟아붓는 흐름이 점점 강해지자, 일각에선 기업들의 AI 프로젝트가 자금 조달을 위한 부채를 상환할 만큼 돈을 벌어들일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도 나올 만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거 아니냐,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까지도 나올 만큼, 업계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한승다른기사
트럼프 "오늘도, 내일도 이란 세게 때릴 것"…국제유가 급등
李대통령 "잠재성장률 3%, 무역 4강, 소득 5만불 원년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