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영풍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 제한 위법"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7.13 15:28
수정2026.07.13 17:05
[고려아연 CI·영풍 CI (고려아연·영풍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고려아연이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장지혜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 측이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영풍 주식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지난해1월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법 369조 3항에 따르면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 등을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어집니다.
고려아연은 이 점을 활용해 영풍 측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지만,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 온 영풍MBK는 SMC가 상법상 주식회사가 아닌 외국회사로 해당 법 조항을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SMC는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한 회사라 할 수 없고, 상법이 규정하는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영풍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SMC 정관상 주식 양도가 제한되고 주주 수가 50인으로 한정되는 등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임시주주총회에서 SMC가 자회사임을 전제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한 피고(고려아연)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박 대표가 기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영풍 측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대표는 이 사건 주식의 의결권 제한이 위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영풍의 주주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의결권을 제한해 임시주주총회 의장으로서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당시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이 가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영풍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그치지 않고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 행사 등 실질적인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못했다"며 "위법한 조치로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막히면서 주주총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주주권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의 규모 및 가치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1억원으로 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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