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혁신인증 전인데 약가인하?...제약업계 "8월 시행은 무리"

SBS Biz 우형준
입력2026.07.13 09:57
수정2026.07.13 10:00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의견수렴이 오늘(13일) 마감되는 가운데 제약업계가 시행 시기 조정과 세부 기준 보완을 요구하며 막판 의견 개진에 나섰습니다. 업계는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약가 인하를 먼저 적용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8월 시행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개별 제약사들은 보건복지부에 약가제도 개편안과 관련한 의견을 제출하고 있습니다.

앞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3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제약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제네릭과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인하하는 방안을 의결했습니다. 복지부는 이를 반영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고시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이날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한 뒤 오는 8월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

최대 쟁점은 시행 시기…제약업계 "12월 이후로"
업계가 가장 크게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시행 시점입니다.



정부는 약가 인하와 함께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신규 제네릭에는 최대 4년간 60%의 약가 가산을 적용하고, 기존 등재 제품에도 기본 산정률인 45%보다 높은 49%를 최대 4년간 인정하는 특례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 절차 역시 오는 8월 진행될 예정입니다.

최근 복지부는 연구개발 투자 규모와 연구인력, 해외 진출 성과, 공급망 안정화 기여도 등을 반영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세부 기준을 공개했습니다. 업계는 이제 막 인증 기준이 공개된 상황에서 인증 결과도 나오기 전에 약가 인하를 먼저 적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약가 인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받을 기업이 확정된 뒤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약가 인하와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약가부터 인하하겠다는 것은 정책 메시지 자체가 엇갈리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시행 시점을 최소한 올해 12월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제약사들은 하반기부터 다음 연도 사업계획과 예산 편성 작업에 들어가는데, 인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가가 먼저 조정되면 이후 인증 결과에 따라 제품별 약가를 다시 정비해야 하는 등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 제약업계에서는 복지부가 업계와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면서도 시행 일정만큼은 사실상 정해놓고 추진하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정심 의결 내용도 '하반기 시행'이었지 반드시 8월 시행은 아니었다"며 "몇 달 늦춘다고 정책 취지가 훼손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서둘러 추진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현장에서는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원료의약품·수급안정 기준도 쟁점
시행 시기 외에도 세부 기준을 둘러싼 이견은 남아 있습니다.

업계는 자회사나 계열사가 생산한 원료의약품도 약가 우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시안은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경우에만 가산 혜택을 인정하고 있는데, 업계는 계열사를 통한 원료 국산화와 공급 안정 노력 역시 제도 취지에 맞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수급안정 선도기업 지정 기준 역시 논란입니다. 현행 고시안은 청구금액 비중을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업계는 실제 공급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의약품 공급 기여도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약가 인하 폭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수용했다는 입장입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당초 정부안보다 완화된 수준을 제안했지만 최종적으로 45% 인하안 수용 쪽으로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 "지금은 약가 인하 자체보다 시행 시기와 세부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는 요구가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복지부는 현재까지 당초 계획대로 오는 8월부터 개편된 약가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이날까지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이달 중 최종 고시안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최종 고시안에 일부 세부 기준이 반영될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시행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업계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막판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우형준다른기사
"법령 검토도 AI가 돕는다"...'AI 법령 비서' 14일부터 시범 운영
툭하면 가격 인상…아식스·삼성AS 6개월 만에 또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