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해외이전 동상이몽 [취재여담]

SBS Biz 신다미
입력2026.07.10 14:36
수정2026.07.11 08:00


가상자산 해외이전업이 외국환거래법 체계 안으로 들어올 전망인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가상자산 업계와 금융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늘(11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핀테크 업계는 이번 제도 개편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과 해외법인 간 자금이전 사업이 제도권에 진입하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국경 간 가상자산 이동을 파악하고 자금세탁 등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제도의 우선 목적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가상자산 이전업자 등록·보고 의무…업계는 사업 확대 기대
오는 12월부터 개정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가상자산이전업자는 일정한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재정경제부에 등록하고, 외환 관련 전산망을 통해 거래 내역을 보고해야 합니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한 사업자라도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상 별도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이 각 업권법에 따라 인가를 받더라도 외국환 업무를 위해 별도 등록을 하는 것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이에 업계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계기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해외송금과 기업 간 정산 등 관련 산업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현대자동차 미국 및 멕시코 법인 간 송금 타당성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서 2만 달러를 스테이블코인(USDT)으로 전환해 현대자동차멕시코법인에 송금하고 이를 다시 달러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현대카드는 국제 송금 및 검증 등 전 과정에 평균 7분이 소요됐으며, 은행 간 송금 방식이 3~4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속도가 빨랐다고 설명했습니다.

핀테크 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수 핀테크 기업들은 VASP 신고와 실명계좌 확보 등의 장벽으로 가상자산 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반면 가상자산이전업이 별도 제도로 자리 잡을 경우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과 환전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한국은행·금감원 "사업 허용 아닌 국경 간 거래 모니터링"
하지만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는 외국환거래법 개정만으로 스테이블코인 송금이나 환전 사업이 곧바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상자산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거래는 지금까지 외국환거래법상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그대로 둘 수는 없지만 이를 곧바로 금융거래로 인정하기도 어려운 만큼, 우선 스테이블코인 등을 외환관리 체계 안에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도 이번 제도의 일차적인 목적은 새로운 사업을 허용하는 것보다 거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보고체계를 마련하는 데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전업자로 등록한 사업자들이 거래 내역을 전산으로 보고하는 것"이라며 "신고를 하기 위한 전 단계로서의 모니터링이 들어가는 것으로, 굉장히 전 단계의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개별 거래를 사전에 신고하거나 승인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등록 사업자가 정해진 범위의 거래 내역을 전산으로 보고하도록 해 국경 간 가상자산 이동 현황을 우선 파악하겠다는 것입니다.

외국환거래법은 국경 간 자금 이동을 관리하는 절차법인 만큼 국내 다른 법률에서 허용되지 않은 사업을 외국환거래법만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지급수단으로 볼지, 전자지급수단이나 단순한 무형자산으로 볼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허용되는 사업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이를 명확히 구분하는 법적 정의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에서 자체적으로 가상자산의 정의를 만들어 들어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도 밖 시장 확대 경계감…디지털자산기본법이 관건
업계는 가상자산이전업 등록제 도입을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진입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부는 외환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고·관리 장치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제도를 두고 업계와 정부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가운데 정부 일각에서는 명확한 규율이 마련되기 전에 제도 밖에서 시장이 먼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업이 일정한 진입 요건과 업무 범위를 먼저 정한 뒤 사업을 허용하는 체계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 번 풀어주면 다시 막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고민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과 발행·유통·환전 기준을 정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회에서의 입법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제도권 편입을 통한 사업 확대의 출발점으로 보는 업계와, 감독 공백을 메우기 위한 관리체계로 보는 정부의 동상이몽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신다미다른기사
환율·일본국채 금리 하락에 국고채 금리↓…3년물 연 3.768%
하이닉스 ADR 상장 기대·달러 약세…환율 장중 1500원 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