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조 투자, 이사회 승인은?" 거버넌스포럼, SK하닉 직격
SBS Biz 안지혜
입력2026.07.09 16:02
수정2026.07.09 16:09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S)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를 향해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포럼은 회사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한 '이사회 패싱' 의혹을 제기하며, 거버넌스 개혁 없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만으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레벨업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포럼은 오늘(9일) 입장문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진행 중인 글로벌 로드쇼에서 해외 잠재 투자자들이 기술 혁신보다 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핵심적인 의문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포럼이 지적한 가장 큰 쟁점은 지난 6월 29일 공시된 1천100조 원 규모의 '장래사업·경영 계획'입니다. 포럼은 "이 계획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74%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추진 일정도 이사회 결의도 없었다"며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승인 전에 정부 주도 국민보고회 등에서 대규모 투자 방침을 먼저 발표한 점을 두고,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직접 지분이 없고 사내이사가 아닌 미등기 임원(회장) 신분"이라며 "이사회 구성원도 아닌 미등기 임원이 대규모 투자를 독자 발표하는 것은 이사회의 독자적 판단을 중시하는 ‘OECD 기업거버넌스 원칙’에 위배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F-1 공시에는 최 회장의 업무가 ‘비전적 스튜어드십(Visionary Stewardship)’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포럼은 그러면서 지난 3월 취임한 고승범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게 즉시 이사회를 개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포럼은 "경영진으로부터 1천100조 원 규모 계획에 대한 상세한 보고를 받은 후 독립이사들과 결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설비투자, R&D 등 자본배치는 이사회의 핵심 업무이며, 개정 상법의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극대화되는 합리적 방안을 선택하고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포럼은 끝으로 "ADS 발행으로 글로벌 투자자 기반이 확장되면 자연스럽게 마이크론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나이브한 착각"이라며 "거버넌스 개선이 전제되어야만 주식 재평가(Re-rating)가 이뤄지며,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할 때 시장의 합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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