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쟁탈전…美 청정전력 값 '천정부지' 경고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7.06 03:45
수정2026.07.06 05:55
[AI 데이터센터 설비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청정전력 장기구매계약 가격이 최대 120%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광·풍력 프로젝트에 적용되던 세제 혜택을 중단하는 동시에 구글과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에 나서면서 청정전력 시장의 수급이 빠르게 빡빡해지고 있습니다.
전력구매계약(PPA) 가격이 뛰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제조업체, 유통기업, 병원 등 대형 전력 소비 기업의 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4일 청정에너지 거래 플랫폼 레벨텐에너지의 미국 태양광·풍력 개발업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청정전력 PPA 가격이 보조금 종료 이후 40~120% 상승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는 재생에너지 세제 혜택 종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따라 지난 4일 이후 착공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제공되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가격 상승을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망에서 끌어다 쓰는 전기를 재생에너지 계약으로 상쇄해 탄소 감축 목표를 맞추려 하는데, 문제는 이들이 높은 가격을 감수할 수 있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면 제조업체나 일반 산업체는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워집니다.
청정전력 판매자 입장에서도 구매자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가능한 한 많은 전력을 빠르게 확보해야 하고, 높은 가격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병원, 유틸리티, 제조업체는 전력비 상승을 제품 가격이나 서비스 요금에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습니다.
에너지 인프라 투자회사 캡토나의 이젯 벤수산 최고경영자(CEO)는 “판매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데이터센터에 팔 수 있다면 병원이나 유틸리티에 팔 이유를 다시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청정전력 시장이 단순한 친환경 조달 시장에서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병목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합니다. 빅테크가 전력 확보를 위해 가격을 끌어올리면 다른 산업은 탈탄소 목표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해석입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전력 수요가 2050년까지 25~5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전기난방, 산업 전기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수요 기반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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