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줄고 가격은 오르고…아파트 전월세 7% 줄었다
SBS Biz 정보윤
입력2026.07.05 09:31
수정2026.07.05 09:34
올해 들어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전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 등으로 전세 물건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아파트 전세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전세사기 여파로 한때 '빌라 포비아(phobia·공포증)' 현상까지 보였던 빌라 등 비아파트는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오늘(5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주택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3만614건으로 작년 동기(119만9105건) 대비 2.6% 증가했습니다.
지난 5월 거래량은 작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지만, 3월 거래량에서 작년 대비 17%가 늘었습니다.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택통계의 전월세 거래량은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 물량과 대법원의 확정일자 신고 물량을 합해 집계한 것입니다.
그러나 유형별로는 차이가 컸습니다. 올해 1∼5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52만8858건으로 작년 동기(56만9998건) 대비 7.2% 감소했습니다.
반면 연립·다세대·단독 등 비아파트 전월세는 작년 1∼5월 62만9107건에서 올해는 70만1756건으로 11.5% 증가했습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줄고, 빌라 등 비아파트 거래는 늘어난 것입니다.
지역별로 서울의 아파트는 작년 12만8051건에서 올해 11만9722건으로 6.5% 감소했습니다. 수도권 전체로도 35만448건에서 32만5641건으로 7.1% 줄었습니다.
이에 비해 서울의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24만4369건에서 올해 25만9853건으로 6.3%가 증가했습니다. 수도권은 44만2024건에서 478만8908건으로 8.3% 늘었습니다.
지방은 절대 거래량은 적지만 증감폭은 더 컸습니다. 지방 아파트 전월세 거래(21만9550건→20만3217건)가 7.4% 감소한 반면, 비아파트(18만7083건→22만2848건)는 19.1% 증가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이 감소하면서 계약일 기준 월별 거래량도 2만 건을 밑도는 달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건수는 올해 2월 1만9058건(5일 조사 기준)으로 2024년 9월(1만6749건) 이후 처음으로 2만건 밑으로 감소했습니다.
이후 3월에 2만1689건으로 늘었다가 4월은 다시 1만8187건으로 줄었고 5월도 현재까지 신고 물량이 1만6780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줄어든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건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아파트 제외)은 2024년 32만가구에서 지난해 23만8000가구, 올해는 17만5000가구로 감소했습니다.
이 가운데 서울아파트는 2024년 2만4000가구, 지난해 3만2000가구, 올해 1만9000가구 정도에 그칩니다.
통상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전월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올해는 신축 아파트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지난해 10·15대책 이후 매수자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되면서 새로 임차인을 찾는 신규 전세 물건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5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도 토허구역내에선 실거주가 가능한 무주택자 위주로 매수가 이뤄지면서 집이 팔릴 때마다 전월세 매물은 사라졌습니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3만7551건으로 2년 전(4만3917건)과 비교해 14.5% 감소했습니다.
토허구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작년 10·15대책 당일의 4만4천55건에 비해선 14.8%가 줄었습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같은 강북 일부 지역의 2억∼4억원대 저가 전세 아파트는 올해 들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구역 확대 이후 다주택자 등 매도자는 집을 팔아야 하고, 매수자는 실거주를 해야 하니 전월세 물건은 종전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파트 시장에 싼 전세가 씨가 마르면서 인근 연립·빌라로 넘어간 임차인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 문턱을 높인 데다 작년 10·15대책으로 1주택자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돈 빌리기가 어렵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비아파트로 이탈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아파트 전셋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데 자금줄은 막히면서 '탈(脫) 아파트' 현상을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보증금은 6억5875만원으로 2년 전 동기간 5억5377만원 대비 19.1% 상승했습니다.
올해 신규로 전세를 얻은 임차인은 2년 전 전세금에 비해 1억원을 더 올려준 셈입니다.
지난해 1∼5월 평균 6억1329만원에 비해서도 1년 새 4500만원(7.4%) 이상 상승했습니다.
월세 신규 계약도 2년 전에 평균 109만6000원(보증금 제외)을 냈다면 올해는 137만3000원으로 25% 상승했습니다.
이에 비해 연립 다세대 등 전세가격은 아파트와 달리 2년 전과 큰 변동이 없다는 점도 빌라 시장 유입 요인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 결과 연립·다세대 신규 전세 평균 보증금은 2년 전인 2024년 평균 2억2800만원에서 2025년은 2억3591만원, 올해는 2억3764만원으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세 시장의 '공간적 전이'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감소는 지역·면적·주택유형 등 3가지 측면에서 다운사이징이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전셋값은 오르는데 물건은 없고, 대출은 어렵다 보니 전세사기 문제로 한 때 기피 현상을 보인 빌라 시장으로 다시 공간적 전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셋값 상승은 월세 전환 가속화, 재계약 증가 등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1∼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44.0%에서 올해 51.3%로 7.3%포인트 뛰면서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어섰습니다.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도 지난해 1∼5월 74.0%에서 올해 78.4%로 상승했습니다.
갱신계약도 늘었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1∼5월 전월세 갱신계약 비중은 46.0%로 작년 동기(40.5%)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전세의 갱신 계약 비중은 51.3%로, 전세 계약의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갱신 계약 중 갱신권 사용 비중도 전월세 전체로는 43.1%지만 전세의 갱신권 사용 비중은 52.8%에 달합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북 지역에선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이 매수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토허구역에서 무주택자는 전세를 낀 매수도 가능해 신혼부부들이 이번 기회에 집을 사겠다며 찾아온다"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대출을 이용하거나 주식으로 번 돈으로 집을 사는 2030세대가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하반기에 전세대출 보증 축소나 DSR 확대 등으로 전세대출을 더 옥죌 경우 비자발적 '탈 아파트'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며, 그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세대출 축소를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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