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차관 "외인 170조 매도, 기계적 리밸런싱…달러 유동성 풍부"
SBS Biz 지웅배
입력2026.07.02 18:04
수정2026.07.02 18:09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재정경제부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고환율의 주요 원인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기계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에 따른 국내 주식 매도를 꼽았습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오늘(2일) 외신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1천55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펀더멘털에 비해 쏠림 현상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허 차관은 "서학개미가 몇십억달러 나간 상태에서 우리 주식 시장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주식 가치가 1천700조원 정도 증식했고 10%인 170조원 가까이를 팔았다"며 "인공지능(AI) 슈퍼 사이클이 너무나 빠르게 (주가를) 올려놨고, 외국인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크게 증가하니까 기계적으로 리밸런싱하는 수요가 상당 기간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구조적 변화인지에 아직 시장은 확신이 없는 것 같다"며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이 리밸런싱 문제도 향후에는 상당 부분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1∼4월 경상수지 흑자가 1천억달러였는데 12월까지 단순 계산하면 2천억∼3천억달러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경상흑자가 1천억달러가 채 안 됐기 때문에 무려 3배의 흑자가 나는 셈이니 향후에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외환위기 시절과 차이점도 부각했습니다. 허 차관은 "외환위기 시절과 다른 점은 외환 보유가 사실상 모든 기업과 국민에게 보편화돼 있어 유동성이 상당히 풍부한 상황"이라며 "(시장의) 기대만 한 번 전환이 되면 사람들이 (외화)를 팔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의 환율 수준이 '뉴 노멀'(New Normal)이기 때문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냐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 '뉴'는 맞지만 '노멀'이라고까지 보기는 힘들며 기대가 바뀌게 되면 노멀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며 "중동 사태도 안정이 되어가고 있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측했습니다.
엔저를 겪고 있는 일본 등 다른 국가 당국과의 공조 여부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 관련국과 항상 연결을 하고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오 6일부터 시작하는 24시간 외환거래로 거래량이 감소하거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2024년 7월 외환시장 마감을 오후 2시 30분에서 (익일) 오전 2시로 연장을 한 지 2년이 지났는데, 거래량은 2배 정도 늘어났다"며 "여전히 밤 시간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야간 시간대 급변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24시간 적극적으로 밀착 마크를 하며 타이트하게 관리를 해나가겠다"며 "월요일(6월 29일)부터 24시간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허 차관은 어제(1일) 주재한 국제금융정책자문위원회 2차 회의에서도 "외환당국은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갖고 있다"며 "환율이 펀더멘털에서 괴리돼 쏠림이 심화할 경우 즉시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는 회의에서 이달 중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해 원화를 외국인이 역외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원화 거래·결제 인프라를 개선해 역외에서 원화를 더 쉽게 조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원화의 국제적 활용성을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내년 1월부터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외환시장 선진화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는 "최근 홍콩·싱가포르 등에서 개최한 한국경제 투자설명회(IR)에서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원화 거래의 불편함이나 시장 접근성의 제약 때문에 투자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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