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가격 여덟 배 상승…항공업계 비상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7.01 03:55
수정2026.07.01 05:49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에 따른 세계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이 수십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 확대로 탄소배출권 수요가 급증하면서입니다. 구글 등 미국 빅테크는 탄소배출권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탄소 제거 기술 크레디트’ 대량 확보에 나섰습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탄소시장 데이터 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카본마켓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최대 여덟 배 가까이 상승해 2035년에는 t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제 항공사의 배출권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돈 데 따른 것입니다. 2024년부터 2035년까지 적용되는 국제 항공 탄소 감축 제도인 ‘코르시아’에 따라 글로벌 항공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최대 1270억달러(약 1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코르시아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국제선 운항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2019년의 85%를 초과하면 항공사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이를 상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코르시아 도입으로 에미레이트항공이 가장 큰 부담을 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MSCI는 에미레이트항공이 제도 시행 기간 80억달러(약 12조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카타르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각각 60억달러(약 9조원), 50억달러(약 8조원)를 부담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탄소배출권을 원자재처럼 언제든 안정적 가격에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해왔습니다. 하지만 탄소 데이터 업체 실베라의 벤 래튼버리 정책 담당 부사장은 “코르시아 시장은 기존 가정과 정반대로 유동성이 제한되고 공급이 부족한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빅테크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구글, 스트라이프 등이 2022년 세운 탄소 제거 기술 구매 단체인 프런티어는 최근 신규 자금 9억15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를 추가했습니다. 프런티어의 총약정 규모는 18억달러(약 3조원)로 늘었습니다. 해당 자금을 해양 알칼리화, 바이오매스 기반 제거 등 각종 탄소 제거 기술 개발에 투입해 탄소 제거 기술 크레디트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탄소 제거 기술 크레디트는 시장에서 탄소배출권과 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최근 유럽연합(EU)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강화돼 산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EU는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ETS)를 2023년 개정해 2030년까지 ETS 대상 부문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2% 줄이도록 총량을 강화했습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올해 1월 전면 시행했습니다. CBAM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탄소 다배출 품목에 EU 역내 제품과 같은 수준의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일종의 ‘탄소 관세’입니다. 이에 따라 EU 지역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 22일 t당 81.35유로까지 치솟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 동기보다 10% 이상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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