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사업보고서 자사주·주요 제재현황 누락 '수두룩'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6.29 11:18
수정2026.06.29 12:01
금융감독원이 상장법인 등의 2025년도 사업보고서를 중점 점검한 결과, 투자자 판단에 직결되는 핵심 정보들을 형식적으로 기재하거나 누락한 미흡 사례가 대거 적발됐습니다.
특히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쓰지 않거나, 중대재해 발생 및 공시 위반 제재 내역 등 기업 경영의 주요 리스크를 숨기거나 축소해 공시한 기업들이 무더기로 확인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금감원은 오늘(29일) 올해는 재무건전성과 회계 신뢰성을 가늠하는 재무공시사항 외에도, 최근 제도 개편으로 관심이 높아진 자기주식 공시와 중대재해·제재현황 등 비재무적 경영리스크 항목을 포함해 총 17개 항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이 사전에 점검 항목을 미리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시서식 작성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기업이 대다수였습니다.
재무사항 점검에서는 기업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재고자산의 경우 사업부문별 보유 현황이나 감사인 입회 여부 등 구체적인 실사 내용을 상세히 적어야 하지만, 단순히 금액만 적거나 '해당 없음'으로 처리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역시 구체적인 설정 기준이나 변동 현황을 누락한 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다"는 식의 원론적인 문구만 기재해 투자자가 실제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지배구조 및 회계 투명성과 관련된 공시 불일치도 확인됐습니다. 실제 감사보고서에는 강조사항이나 핵심감사사항이 존재하는데도 사업보고서에는 '해당 사항 없음'으로 허위 기재해 두 보고서가 어긋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울러 자산 1천억 원 이상 상장사 등이 2025년도 사업보고서부터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운영실태보고서 내 '횡령 등 자금 부정 통제활동' 기재를 통째로 누락한 기업들도 함께 적발됐습니다.
비재무사항에서는 최근 주주환원 정책과 맞물려 중요성이 커진 자기주식 관련 공시의 부실함이 두드러졌습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1년 내 자사주를 소각해야 하는 의무가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이 장단기 처리 계획에 대해 "향후 검토 예정" 또는 "필요시 공시 예정" 등 작년과 다름없는 형식적인 문구만 반복했습니다.
과거 자사주 처분 결정에 대한 이행 현황을 아예 누락하거나, 신탁계약 이행률이 70% 미만인데도 그 사유를 적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경영 리스크 공시 기피 현상도 드러났습니다.
고용노동부나 거래소 공시를 통해 중대재해 발생 사실이 확인된 기업 중 일부는 사업보고서에 이 사실을 누락하거나, 조치 사항을 "재발 방지대책 수립 및 이행" 등 단 한 줄로 극히 간략하게만 작성했습니다.
또한 과거 공시 위반 등으로 과징금이나 제재 조치를 받은 내역을 누락하거나, 회사와 임직원의 제재 현황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조치 사실만 축소 기재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기재 누락이나 부실 기재가 무더기로 확인된 기업들에 대해 사업보고서를 자진 보완하여 정정 공시하도록 개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상장회사 공시 실무자들의 이해를 돕고 자율적인 공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7월 10일 오후 3시 금감원 본원 대강당에서 공시설명회를 개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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