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공급"이라며…2만호 공공택지 주민 협의 '아직'
SBS Biz 오수영
입력2026.06.28 15:41
수정2026.06.28 15:45
[국토교통부는 오는 2일 서울 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 일대에 약 201만8천㎡ 규모의 서리풀1지구 공공주택지구를 지정·고시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 생활권 주택 공급지인 서초구 서리풀지구에서 마을 존치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강한 요구가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의 큰 숙제로 떠올랐습니다.
수년 전 주택 착공 감소 여파로 '닥치고 공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수도권에서 신속한 주택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라 정부가 주민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서리풀지구는 1지구(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 일대)와 2지구(우면동 일대)로 나뉜다. 2024년 11월 정부가 이들 지역의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공공주택 2만가구 공급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현 정부 출범 이후 나온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도 수도권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과 함께 서리풀지구가 주요 대상지로 언급될 만큼 중요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약 201만8천㎡로 면적이 넓은 1지구에 1만8천가구, 19만3천259㎡인 2지구에 2천가구가 공급됩니다.
1지구는 올 2월, 2지구는 6월 각각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고시됐습니다.
경부고속도로와 신분당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이 갖춰져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이동이 풍부하고 양재·강남 일대 첨단산업 지구와도 가까운 입지입니다.
그러나 서리풀 1·2지구에서는 지구 지정 이전부터 일부 취락지구 주민들이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관계기관을 상대로 자신들의 마을을 지구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1지구에서는 신원동 새정이마을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하면서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고충 민원을 신청해 지구계획 확정 전 관계기관 조정을 통해 마을 존치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 반영 등 일부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미 행정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로, 조만간 첫 변론을 앞두고 있습니다.
새정이마을에서는 전체 주택 56채 소유주 가운데 약 80%가 존치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책위에 따르면 새정이마을 면적은 서리풀1지구 전체의 1.3∼1.4% 수준입니다.
서울이면서도 풍부한 녹지와 조용한 환경을 갖춰 전원주택 마을로 유명한 곳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집을 새로 지어 거주하는 주민도 많아 개발에 따른 수용과 철거, 이주에 거부감이 크다고 합니다.
김민철 새정이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들에게 보상하고 땅도 준다고 하지만 서울에서 이런 환경을 찾기는 어려워 대체 불가한 마을이라고 생각한다"며 "아파트 대신 이곳에서 생활하기를 선택하고 1, 2년 전 큰돈을 들여 마을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어 마을이 존치되기를 원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2지구의 송동마을과 식유촌 주민들도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우면동성당 성직자들과 함께 대책위를 꾸려 마을과 성당 존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책위는 전체 주민 76가구 중 이같은 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약 90%와 우면동성당 신자 4천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존치 신청서'를 이달 중 낼 계획입니다.
아울러 2지구 개발 계획이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재산권, 주거권 등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취지로 조만간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할 계획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2지구에 최소 7종의 법정보호종 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조선 단종의 장인이었던 송현수 등이 묻힌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도 있어 이곳을 개발하려면 보호종과 매장 문화유산에 대한 정밀 조사가 수반돼 사업 추진이 오히려 더뎌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성해영 송동마을 대책위 부위원장은 "지구계획 변경 없이 2지구에 대한 개발이 추진되면 문화유산 발굴 문제는 반드시 불거져 사업 기간과 비용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환경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성당과 마을, 묘역 추정지를 존치하는 것은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청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계획을 수립하려면 당연히 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고, 그에 따라 구체화하는 부분이 나오면 서로 대화할 측면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며 "마을을 존치해달라는 요구까지 포함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일이고 계속 소통하면서 대안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수도권 공급 부족은 2021년 이후 코로나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사비 급등, 금리 급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전세사기 등에 따른 착공 감소가 주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은 2021년 26만6천가구에서 2022년 18만3천가구, 2023년에는 12만7천가구로 줄어 그 여파가 시차를 두고 공급 부족으로 나타나는 중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이 3만7천가구로 연간 목표(26만9천가구)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이나 정부는 하반기 이후 수치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통상 착공 물량은 1∼2월 부진하다가 3월 이후 늘어나고 12월 공공 착공 물량이 반영된다"며 "올해에는 공공주택 6만2천가구, 신축매입임대 4만4천가구 등 공공이 주도하는 착공 물량 비중이 커 하반기 물량 집중도가 높은 점, 진행 중인 정비사업 착공 예정 물량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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