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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평균 환율 1,500원 넘었다…외환 위기 이후 처음

SBS Biz 오수영
입력2026.06.28 09:31
수정2026.06.28 09:33

[연합뉴스 자료사진]

1,500원대 환율이 그야말로 '뉴노멀'이 돼가고 있습니다. 벌써 29거래일 연속 1,400원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추가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 단기 원화 절하 압력 해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00.1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주 초반 환율이 급락하지 않는 한 2분기(4∼6월) 평균 환율도 1,500원을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대에 달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596.8원) 이후 28년 3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치솟았던 2009년 1분기(1418.3원)에도 1,500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미국 상호관세 충격이 컸던 작년 1분기(1,452.9원)나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확대됐던 작년 4분기(1,451.9원), 중동 전쟁이 발발한 올해 1분기(1,466.9원) 등과 비교해도 평균치가 40∼50원이나 더 높아졌습니다.

공항 환전 환율은 전날 오후 KB국민은행 기준 1,600.1원으로, 1,600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원화 약세의 핵심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가 꼽힙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달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36조7841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달에만 누적 37조원 가까운 순매도 행진 중입니다.

이는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와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입니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500억달러로, 작년(1231억달러)보다 연간 약 13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외국인이 상반기에만 이미 약 890억달러 순매도한 것입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차원으로 해석되는 외국인 자금 이탈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여력이 100조∼1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인은 주식을 계속 팔아치웠는데도 유가증권시장 지분율이 작년 말 36.28%에서 이달 26일 41.42%로 오히려 5%p 넘게 상승했습니다.

그만큼 외국인이 주로 보유한 대형주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3개월 정도 매달 30조∼40조원가량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있다"며 "환율이 단기적으로 크게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따른 달러 강세는 원화 약세 압력을 한층 가중하고 있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장중 101.798까지 치솟아 작년 5월 12일(101.974)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25일 발표된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4.1%로, 2023년 4월(4.5%)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고에 달했습니다.

이달 들어 유가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미국의 7월 고용지표나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이 계속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경우 달러도 더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원화는 일본 엔화 약세와 동조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장중 161.939엔까지 올라 2024년 7월 3일(161.950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6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인 '1% 정도'로 0.25%p 인상했지만, 이후로도 엔화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다음 달 10일 약 3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나스닥에 상장한 뒤 환율 하락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조달한 달러를 국내로 대거 들여오면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입니다.

반대로 그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던 외국인이 이를 팔고 나스닥에 상장된 ADR로 옮겨 타면 그만큼 달러 유출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다음 달 6일부터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가 24시간 거래됩니다.

현행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인 거래 시간이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서머타임 기준)로 바뀐다. 주말과 1월 1일만 제외되며 공휴일에도 거래가 이뤄집니다.

매일 시가와 장중 최고가·최저가 환율도 오전 6시∼다음 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산출되며, 당국 통계는 현재 주간거래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번 제도 변경은 외환 거래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국내외 투자자와 수출입 업체의 환전 편의, 거래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추진됐습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현지 시간 지난 23일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환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들어 한국을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해외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투자자들이 심야에 서울 외환시장 환율을 참고해 거래하면 갑자기 환율이 튀는 일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환율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한 외환 딜러는 "외환 거래 시간이 길어지는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원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프로세스와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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