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풍향계'가 측정한 메모리 사이클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6.26 10:49
수정2026.06.26 12:07

[앵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하면서 AI 거품 우려를 잠재웠죠.



무엇보다 앞으로도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 눈에 띄는데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정점이 아직 멀었다고 외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변수는 없을까요?

월가 분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실적부터 다시 보죠.

얼마나 잘 나왔습니까?

[캐스터]

잘 나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놀라운 수치들을 내놨는데요.

매출은 1년 전보다 4배 넘게 늘었고, 순이익은 자그마치 15배 가까이 폭증했는데, 매출총이익률도 80%를 넘길 만큼, 명실상부 메가캡 반도체 기업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에도 질주를 예고했는데요.

매출 가이던스로 월가 전망치를 훌쩍 넘어서는 500억 달러를 제시할 만큼 자신감에 가득 차있습니다.

[앵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걸로도 봤죠?

[캐스터]

맞습니다.

이미 올해 공급물량은 진즉에 완판 됐고, 품귀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걸로 내다봤는데, 이후 공급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걸로 보이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할 만큼,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현재 진행형을 넘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큰손 고객들인 빅테크들의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는데, 올해 그 규모만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7천억 달러를 넘어설 걸로 예상되고 있고요.

마이크론 역시도,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분기 설비투자를 1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일각의 우려와 달리, 부어도 부어도 모자랄 만큼, 메모리 품귀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월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캐스터]

대체적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한동안은 더 갈 걸로 보고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메모리 트래커를 보면,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0조 원에서, 올해 1천500조 원으로 4배 이상 급팽창할 걸로 예상되고 있고요.

내년에는 2천100조 원까지 영토를 넓히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걸로 나옵니다.

특히 서버용 제품 비중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56%, 내년에도 오름세 이어가면서 AI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큼, 월가에선 극심한 호황과 불황의 반복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짓눌러온 '죽음의 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필두로, 대체 불가 부품으로 진화하면서, 불황 때도 급격한 충격 대신 완만한 연착륙이 예상된다는 해석인데요.

UBS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기존보다 6개월가량 늦췄고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의 HBM 물량이 3년치가 모두 완판 됐다는 걸 근거로 들면서, 이듬해 완만한 다운사이클이 올 것이다, 과거와 같은 급격한 추락이 아닌 장기 호황 속 연착륙을 예상했습니다.

[앵커]

현재는 장밋빛 전망 일색인데, 신경 써서 봐야 하는 부분은 없나요?

[캐스터]

공격적인 설비 증설의 결과물이 쏟아지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조정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그만큼 앞으로 공급사 간 경쟁은, 장기 공급계약을 얼마나 따냈는지, 또 맞춤형 HBM 전략에서 갈리지 않을까, 이번 상승세가 반짝 호황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교한 수급 관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고요.

이 때문에 주문이 가득 쌓여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의 낮은 PER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시작하면 공급 가격과 마진이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지금의 숫자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보입니다.

[앵커]

큰손 고객인 빅테크 기업들의 주머니 사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요?

[캐스터]

맞습니다.

문제는 반도체 업체들에 돈다발을 들고 오는 빅테크들, 하이퍼스케일러들에 있습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이름값으로 돈을 빌려 AI 무한경쟁에 뭉칫돈을 쏟아붓는 흐름이 업계 전반에 번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 조달 방식이 시장의 고평가 여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마치 닷컴버블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미 연준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지면서 금리라는 변수까지 떠오르고 있는데, 막대한 투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기업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고요.

수익화가 지연돼 투자 랠리가 식을 경우, 하드웨어 공급망 최전선에 있는 반도체 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빅테크들의 돈줄이 얇아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요?

[캐스터]

맞습니다.

뭉칫돈을 싸들고 반도체 업체들을 찾고 있는데, 이 돈의 무게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들고 있는 진짜 현금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하는데, 회계적 착시를 걷어내고, 빅테크들이 들고 있는 잉여현금을 다시 계산해 보면, 구글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730억 달러에서 3분의 1 수준인 240억 달러로 쪼그라들게 되고요.

메타를 비롯한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장부 이면에 숨겨진 부실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돈줄이 얇아지는 와중에, 빚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신호겠죠.

더군다나 현재 미국에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절반은 첫 삽조차 떼지 못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급망 이슈부터 인허가 분쟁, 여기에 전력 확보 이슈까지 겹친 데다, 전례가 없는 사이즈를 구상하다 보니 시스템 영향을 평가하는 과정도 복잡해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데이터센터가 현실화될지, 절차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는 진단까지도 나오고 있는데요.

빅테크들은 가장 큰 문제인 전력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태양광에 풍력, 원전까지 직접 운용해 보겠다 나서곤 있지만, 한없이 밀리는 스케줄에 결국 곳곳에서 프로젝트 중단 소식까지도 하나둘 들려오고, 이렇다 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거 아니냐,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반도체 업계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캐스터]

맞습니다.

그간 빅테크의 사활을 건 인프라 투자는 우리 반도체 산업에 강력한 낙수효과를 가져다줬죠.

주문이 차고 넘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AI 판이 기존의 순수 현금 기반 투자를 넘어 레버리지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혼합형 구조로 변질되면서, 치명적인 하방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이후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이 감소세로 전환되거나, 혹은 GPU 리드타임 급감 등의 트리거 중 한 가지만 발생하더라도 자본지출은 급격히 축소될 수 있고요.

주가 변동성이 커진 일부 빅테크가 레버리지 한계에 봉착해 투자를 동결하거나, 장부 외 부채 부실화 징후가 나타날 경우 반도체로 향하던 자금줄은 순식간에 동결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진짜 청구서가 들이닥치기 시작하면 상황이 180도 바뀔 수 있는 만큼, 당장 눈앞의 화려한 성적표 뒤에 감춰진, 숨은 숫자를 먼저 읽는 안목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풍향계'가 측정한 메모리 사이클
[외신 헤드라인] 애플, 메모리 대란에 맥·아이패드 등 가격 줄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