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급식카드 관리 '구멍'…술·담배 구매에 허위결제까지
SBS Biz 우형준
입력2026.06.24 10:10
수정2026.06.24 10:43
아이들의 식사를 위해 지급된 급식카드가 술·담배 구매와 생활비 마련에 사용되는 등 부정 사용 사례가 다수 확인됐습니다.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182개 지방정부의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부정 사용과 관리 부실 사례가 확인됐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서울·인천·부산·광주를 제외한 13개 광역시·도에서 급식카드로 술이나 담배를 구매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일반마트의 경우 편의점과 달리 일부 품목에 대한 결제 차단 시스템이 없어 생활용품과 함께 담배·주류를 구매한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부모 허위결제에 생활용품 구매까지
부모가 자녀 명의 급식카드를 이용해 자신의 가게에서 허위 결제한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55명이 약 1억7천만원을 부당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부모는 자신이 운영하는 분식집에서 자녀 급식카드를 하루 한도인 3만원씩 반복 결제해 2022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천295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부는 마트 업주와 공모해 급식카드를 맡겨둔 뒤 허위 결제를 하고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학대로 보호시설에 입소한 자녀 명의 카드를 부모가 사용한 사례도 14건 적발됐으며, 사망한 아동 명의 카드가 사용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충전금 171억원 사용 못하고 소멸
카드 사용처 역시 급식 취지와 거리가 먼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8월 사용 내역 분석 결과 전체 발급 카드의 약 14%가 카페와 학원, 병원, 미용실 등 식사와 관련성이 낮은 업종에서 한 차례 이상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시간대 사용액은 92억700만원으로 전체 사용액의 4.4%를 차지했습니다.
지원금이 사용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급식카드 충전액 2천207억4천만원 가운데 171억3천만원이 사용되지 않은 채 소멸됐습니다. 전체 충전액의 7.8% 수준입니다.
정부는 일반마트의 술·담배 결제 제한 시스템을 확대하고 부적정 업종의 가맹점 등록 제한, 심야 사용 제한 등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또한 장기 미사용 카드와 부정 사용 의심 사례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장은 "지방정부가 급식카드 발급에 치우쳐 관리에는 소홀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도시락이나 반찬 배달 등 급식지원 제도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대안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아동급식카드의 본래 취지에 맞게 부적절한 품목 결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가맹점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사용자 맞춤형 안내도 강화해 지원금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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