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첫 회사채에 주문 폭주…채권 투자자도 머스크에 베팅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6.24 04:18
수정2026.06.24 05:42
[스페이스X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페이스X가 첫 회사채 발행에서 대규모 수요를 끌어모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시간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채권 투자자들도 머스크의 꿈에 베팅하는 모습입니다.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첫 회사채 발행에 약 890억 달러(약136조원)의 수요가 몰렸습니다. 만기 5년에서 30년에 이르는 5개 트랜치로 구성된 이번 발행에서 200억~25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인데, 조달 목표 하단인 200억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수요가 발행 규모를 4배 넘게 웃돈 셈입니다. 공식 판매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약 300억달러의 주문이 몰렸던 것이 폭발적 수요로 이어졌습니다.
채권 투자자는 통상 주식 투자자보다 보수적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스페이스X가 향후 수년간 막대한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약속을 지켜낼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의 판단도 우호적입다. 무디스가 'Baa1', 피치가 'BBB+', S&P 글로벌이 'BBB' 등급을 부여하며 3대 평가사 모두 투자등급을 매겼습니다. 특히 무디스가 스페이스X에 준 Baa1은 거의 10년 전 엔비디아를 처음 평가했을 때 매긴 것과 같은 등급입니다. 당시 엔비디아는 상장 16년 차에 부채 부담이 가벼웠고 10억 달러가 넘는 잉여현금흐름을 내고 있었습니다. 반면 스페이스X는 공개된 재무 기록이 제한적이고 지속적인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내고 있으며, 막대한 자본 지출도 상당 부분 남아 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선 "적자기업에 너무 후한 평가"라는 논란도 나옵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전형적인 고등급 차주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규모 지출로 현금을 태우고 있고, 숫자를 맞추기 위해 미래 성장에 기대고 있습니다. 무디스보다 한 단계 낮은 'BBB'를 매긴 S&P는 스페이스X가 2030년까지 현금흐름 적자를 이어가고, 현금 소진 속도가 내년과 2028년에 다시 가팔라질 것으로 봤습니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차입에 더 크게 의존하면서, 차입금이 현금과 리스 부채를 반영해 현재 거의 제로 수준에서 2028년 1320억 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S&P는 추산했습니다.
그럼에도 평가사들이 투자등급의 근거로 삼은 것은 적자가 아니라 스페이스X만이 가진 강점입니다. 미국 우주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는 압도적 발사 사업자라는 지위, 수십억 달러의 반복 매출을 창출하는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그리고 AI 확장에 계속 자금을 댈 수 있는 풍부한 유동성입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존 로이드 멀티섹터 신용 부문 글로벌 헤드는 "단기 자본지출 상당 부분이 비교적 빠르게 수익을 낼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며 "머스크가 목표한 것의 75%만 달성해도 시간이 지나며 등급이 상향되고, 하이퍼스케일러 중 하나처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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