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시민단체 "인요한 적십자사 회장 인선 철회하라"
SBS Biz 오정인
입력2026.06.23 17:10
수정2026.06.23 17:22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선출자. (사진=대한적십자사)]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들이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선에 반대하며 인선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참여연대 등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오늘(23일) 성명을 내고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분노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와 중도보수 확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제 선을 넘고 있다"며 "인 전 의원은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다 새 정부 출범 후 대세가 기울자 지난해 말 의원직을 사퇴한 기회주의적 인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친윤 인사일 뿐 아니라, 의료 민영화와 영리병원 도입을 주장한 친기업·시장주의자"라며 "이런 최악의 인사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인준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별도 성명에서 "인 전 의원은 국민건강보험 공적 성격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민간 의료보험과 영리법원 도입 필요성을 언급해 의료 민영화 논란을 불러온 인물"이라며 "혈액 사업과 적십자병원, 재난구호를 책임지는 인도주의 보건의료기관인 적십자사 수장으로 적합한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할 시점에 공공의료 강화와 거리가 먼 인식과 이력을 가진 인물을 적십자사 회장으로 세우는 것은 잘못된 신호"라며 "정부가 이번 인선을 '통합'과 '실용'으로 설명한다 해도, 공공성 후퇴의 가림막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회장 선출 결정을 철회하고 이 대통령 역시 인준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며 "적십자사는 통합 인사의 상징이 아니라 생명 안전과 공공의료 원칙 위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적십자사 회장 인선에 대한 비판은 정치권에서도 나왔습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 전 의원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슴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계엄이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을 온전히 당시 야당에 돌렸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며 "그런 인물을 회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과연 이번 정부가 말하는 '내란 청산'이고 '실용'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한 의원은 "인사는 결국 그 정권의 철학을 보여준다"며 "적십자사는 인도주의와 생명,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기관이다. 그 수장 역시 그러한 가치를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인 선출자는 입장문을 통해 "인도주의 사업은 130년간 저의 선조들이 걸어오신 길이자, 제가 평생 의사로 살아오면서 늘 헌신하고 싶었던 분야였다"며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인 선출자는 "지난해 12월, 국회의원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이자 본업인 의사로 돌아왔다"며 "12·3 불법 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가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생각에 내린 결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 계엄으로 초래된 헌정질서 훼손과 국민적 불행에 대해, 천 가지 말 대신 '의원직 사퇴'라는 하나의 행동으로 소신을 실천했다"며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외신기자들의 통역을 맡았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고초를 겪었기에,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잘못된 계엄이 얼마나 큰 국가적 불행을 초래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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