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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밈주식이라고? [시장 엿보기]

SBS Biz 신현상
입력2026.06.19 10:08
수정2026.06.19 10:33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습니다.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왜 스페이스X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밈주식이 됐나'라는 글에서 이 초대형 기업들마저 이제는 밈주식(Meme Stock)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그러니까 AI시대의 최대 수혜주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여기에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까지 가세하면서 주가상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본 겁니다.

가만 보면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게임스탑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 밈주식의 본질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급등하면 밈주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밈주식의 핵심은 상승률이 아닙니다.
가격과 기업가치가 분리되는 현상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스탑입니다.
당시 게임스탑의 주가는 기업 실적이나 미래 현금흐름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열기와 집단 행동에 의해 움직였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지보다 누군가가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는 기대에 베팅했습니다.
그래서 밈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밈주식으로 본 걸까요
블룸버그에 실린 칼럼에서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밸류에이션의 불확실성입니다.
AI 시대의 반도체 산업은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적정 가치를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23년 초 26배에서 약 8배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장이 AI 사이클의 길이와 강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둘째는 파생상품 시장의 영향입니다.
옵션거래가 급증하면 시장조성자들이 헤지 목적으로 현물을 매수하고, 이것이 다시 주가를 밀어 올리는 감마 스퀴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각종 ETF와 파생상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설득력 있는 분석이지만 이 논리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바로 실적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배경에는 분명하고도 엄청난 숫자가 존재합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HBM은 이미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고,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탑재량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반도체 업황 둔화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제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주가가 먼저 뛰고 이유가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산업 환경이 바뀌었고, 시장은 그 변화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시장의 쏠림 현상은 분명 존재합니다.
두 종목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좌우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고 해서 곧바로 밈주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시장은 원래 가장 유망한 산업과 기업으로 돈이 몰리는 곳입니다.
과거 스마트폰 시대에는 애플이 그랬고, 클라우드 시대에는 아마존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AI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당시에도 시장은 특정 기업에 과도할 정도로 집중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기업은 압도적인 실적 성장으로 시장의 기대를 증명했습니다.

지금 투자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두 종목이 밈주식인지 아닌지가 아닙니다.
AI 열풍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HBM 수요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의 경쟁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 지입니다.
결국 앞으로의 주가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하는 숫자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주식도 영원히 오를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기대가 너무 앞서가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게임스탑과 같은 밈주식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밈주식은 이야기가 실적을 대신할 때 탄생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이 이야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두 종목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이고, 밈주식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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