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탈모약 건보 추진…제약사들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취재여담]

SBS Biz 우형준
입력2026.06.18 11:10
수정2026.06.18 15:20


정부가 청년 탈모 지원 방안 검토에 나서면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 4일 국민 200명이 참여하는 '모두의 토론회'의 첫 주제로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다루는 것을 시작으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환자 부담 완화와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제약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입니다.

탈모 치료제, 제네릭 중심 재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계열 탈모 치료제 처방 환자는 2021년 80만7천여 명에서 지난해 131만7천여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국내 27개 제약사에 두타스테리드 성분 의약품을 수탁 생산·공급하고 있는 유유제약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환자 접근성과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탈모 치료제 시장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계열 경구제가 중심입니다.

오가논의 '프로페시아'와 GSK의 '아보다트'가 대표적인 오리지널 제품이며, 하나제약의 '원페시아', 유니온제약의 '그로페시아' 등 다수의 제네릭 제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제품이 각각 약 300억~4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 구조는 제네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제약업계와 시장조사 자료를 종합하면 피나스테리드 계열 제네릭 시장은 약 600억원 규모, 두타스테리드 계열 제네릭 시장은 약 400억~5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를 합산하면 제네릭 시장은 약 1,000억원 안팎 규모로, 단일 오리지널 브랜드 매출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즉 단일 제품 기준으로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일 성분 기준 시장 전체로는 제네릭 제품군이 이미 주도권을 가져간 구조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약가 인하 변수"

건강보험 적용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약가 인하라는 변수가 부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탈모 치료제는 대부분 건보 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의약품입니다. 건강보험 급여권에 편입될 경우 정부와의 약가 협상이 불가피합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급여 의약품에 대한 약가 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부터 새롭게 등재되는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는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53.55% 수준에서 45.52%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급여권 진입으로 처방량이 늘어나 수익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되면서 약가가 인하돼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장 확대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탈모 치료제 특성상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약가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경우 추가적인 가격 압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제네릭은 약가 우대를 받기 어려워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개량신약'으로 눈 돌리는 업계
사진=종근당 홈페이지

제약사들은 기존 제네릭 판매뿐 아니라 개량신약과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개량신약은 기존 성분을 활용하면서도 복약 편의성과 약효 지속성을 개선해 일반 제네릭보다 높은 약가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근당은 두타스테리드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JW중외제약은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JW0061'의 임상 1상에 진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탈모 치료제 시장 경쟁력이 복약 편의성과 약효 지속성, 부작용 개선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우형준다른기사
"암보다 M자 탈모가 먼저냐"…모(毛)퓰리즘 불어온 탈모 건보
비브 출시 앞둔 한국필립모리스…충전 케이블 문제로 일정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