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일률적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 선택권 줘야"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6.17 18:23
수정2026.06.17 18:25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늦추는 것보다 기업과 근로자가 상황에 맞게 재고용을 비롯한 계속 고용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과 미래노동법혁신연구회는 오늘(17일) 서울 중구 '정년연장 정책토론 학술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일본이 2006년 시행한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소개하며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 결과 작년 말 기준 정년을 폐지한 기업은 3.9%, 65세로 정년을 연장한 기업은 31%, 재고용 등의 계속 고용을 채택한 기업은 65.1%"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은 고령자 고용안정법에 따라 기업이 65세까지 정년 연장, 정년제 폐지, 65세까지 고용 연장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야시로 교수는 "정년 연장을 일률적으로 하면 임금 비용이 증가하고 정년 도달자의 직위를 두고 차별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년 연장과 계속 고용을 결합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속 고용이 정년 연장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근로자가 희망하고, 기업이 거부할 수 없다면 정년 연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일률적인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된다"며 "정년 연장, 재고용, 정년 폐지, 계약연장 등 여러 경로를 근로자와 기업 상황에 맞게 선택하게 해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 등과의 조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노동시장이 경직된 국내에서는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게 일관된 연구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제언을 두고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토론에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 없이 법정 정년만 연장된다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며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고령자 일자리 제공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노동계는 대안적 접근을 언급하며 반박했습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법정 정년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맞춰 연장해야 한다"며 "세대별로 맡는 직무나 역할이 다른 만큼 청년 고용 감소 우려는 세대 간 갈등적 접근이 아니라 대안적 접근으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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