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회피' 아닌 '포용' 합리적 선택 되도록 금융규칙 다시 짜야"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6.17 12:23
수정2026.06.17 14:07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왜 국민들이 제도권 금융의 문턱에서 돌아서게 되는지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회피'가 아닌 '포용'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금융의 규칙을 다시 짜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17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자문위원,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대토론회는 포용금융을 일회성 민생대책이나 개별 정책상품 확대 차원이 아닌, 금융시스템 전반의 작동방식을 바꾸는 구조개혁 과제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새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새도약기금, 신용사면 등을 통해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긴급한 지원을 추진했고 이는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분들에게 다시 기회를 드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국민들이 제도권 금융의 문턱 앞에서 돌아서게 되는지, 왜 한번의 연체가 장기연체로 이어지는지 구조 자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낮은 신용점수, 짧은 금융이력, 한 번의 연체 경험 등으로 인해 제도권 금융의 문 앞에서 돌아서는 분들이 있다"며 "이들은 불법사금융, 과도한 추심, 장기연체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회피가 아니라 포용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금융의 규칙을 다시 짜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토론회에서는 금융의 공적역할과 서민금융정책이 나아갈 방향과 금융산업의 구조를 어떻게 포용적으로 다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첫 세션의 발제를 맡은 임수강 전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부회장은 '금융의 공적역할 재정립과 서민금융 정책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금융기관이 사회 전체의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상업성'과 '공공성'이 균형 있게 작동하도록 제도적 유인과 공적 규율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금융배제를 금융기관의 공적역할 약화가 드러난 현상으로 진단하고, 회복 가능성이 있음에도 정량적 기준만으로 배제되는 계층이 확대될 경우 사회갈등 비용 증가, 노동력 손실 등 국민경제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수강 박사는 포용금융을 금융배제에 대한 구조적 대응으로 제시하며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서민금융진흥원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세션은 강경훈 동국대 교수와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금융산업의 포용적 재설계'와 '현장 관점의 포용금융 과제'에 대해 각각 발제했습니다.
강경훈 교수는 현재 한국 금융이 부동산 담보·고신용자 위주의 극단적 리스크 회피 구조로 굳어져 중소벤처기업과 저소득층이 사실상 금융접근권에서 배제되는 '구조적 시장실패'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서 포용금융이 단순한 복지 시혜가 아닌 기술혁신에 따른 사회적 위험을 흡수 하는 인프라이자, AI·자동화 시대 고용양극화로 인한 성장동력 훼손을 예방 하는 생산적 정책임을 강조하며 금융기본권의 정립·확산과 더불어 보편적 디지털 금융역량 제고 등 신용인프라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고석헌 부사장은 현장 관점에서 금융이 금융회사로서의 성장과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포용금융 확대의 가장 큰 제약이 중·저신용 차주 중심의 높은 연체율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저신용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건전성 부담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며, 포용금융의 양적 확대와 금리부담 완화, 대안신용 평가 강화의 세 축을 결합해 비우량 고객을 우량 고객으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건전성 부담이 큰 금융회사도 포용금융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출연료 감면 등 과감한 인센티브와 대안 신용평가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를 건의했습니다.
특히 토론회에서는 신용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참석자들은 기존 금융시스템이 보지 못한 ‘좋은 차주’를 발견하고 이들의 금융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용평가’에 과거의 금융이력, 현재 행태뿐 아니라, 미래 상환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대토론회를 통해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제언을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분과별 논의과제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은 총괄·정책서민·금융산업·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4개 분과 역시 오늘 현장대토론회 참석자와 마찬가지로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등 관계기관과 정책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학계, 시민단체, 재야전문가, 현장 실무자 등을 포함해 해법을 모색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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