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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성지 된 한국…마스크팩 넘어 뷰티기기 수출까지 [취재여담]

SBS Biz 우형준
입력2026.06.17 10:56
수정2026.06.17 11:08

[지난해 8월 한국에서 피부 시술을 받는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캡쳐=연합뉴스)]

"한국 도착하자마자 피부과부터 갔어요."



최근 취재 과정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쇼핑이나 관광보다 피부과 방문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 관광객은 "해외 셀럽들이 SNS에 올린 한국 피부과 후기를 보고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광객은 "한국 피부과 시술이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행 일정에 가장 먼저 넣었다"고 했습니다.



한때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품목이 마스크팩과 선크림, 쿠션팩트 같은 화장품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과 시술과 피부관리 서비스가 새로운 K-뷰티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K-뷰티가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단계를 넘어 피부관리 경험 자체를 수출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부과에서 약국까지…달라진 외국인 소비"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데이터에서도 이런 변화가 확인됩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액은 2조1222억원으로 사상 처음 월간 2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1%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의료·웰니스 관련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업종별로 피부관리·마사지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53.9% 증가했고 피부과는 85.5%, 약국은 206.1% 급증했습니다.

성수동과 부산 해운대에서는 피부과 시술 이후 재생크림과 의약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K-약국' 소비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성수2가1동 약국 매출은 전년 대비 1만5249%, 부산 해운대구 우1동은 1만2828% 증가했습니다.

피부과 시술과 약국 소비가 하나의 관광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 피부과에 대한 관심 역시 수치로 확인됩니다.

키움증권이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복을 제외한 외국인 피부과 실환자 수는 198만명으로 전년 대비 73.8% 증가했습니다.

외국인의 피부과 의료관광 지출액도 올해 5월 기준 1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5% 늘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피부과에서 경험한 피부 탄력 관리와 리프팅, 스킨케어 효과를 귀국 후에도 유지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장품 넘어 홈케어 시장으로"

그리고 그 수요는 또 다른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가정용 미용기기 수출액은 8612만80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2% 증가한 규모입니다.

K-뷰티가 화장품 중심에서 피부관리 경험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관련 기기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2010년대부터 갈바닉 마사지기와 LED 마스크, 클렌징 기기 등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기능 탓에 일부 소비자층 중심 시장에 머물렀습니다.

당시 홈케어 기기는 피부과 시술의 대체재라기보다 보조도구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고주파(RF), 미세전류(EMS), 발광다이오드(LED), 초음파 등 피부과 시술에 활용되는 기술이 가정용 기기에 적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뷰티기기가 단순 피부관리 보조도구였다면 최근 제품들은 피부 탄력과 리프팅, 광채 관리 등 보다 전문적인 영역까지 기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7조원에서 2030년 45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에이지알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기준 뷰티 디바이스 누적 판매량은 6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최근에는 차세대 제품인 '부스터 프로 X2'를 미국과 영국 아마존, 틱톡샵 등에 출시하며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 역시 고주파 기술을 활용한 'LG 프라엘 써마샷 얼티밋'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홈케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을 보면 변화는 분명합니다.

마스크팩을 사가던 외국인들은 이제 피부과를 찾고, 약국에서 재생크림을 구매하고, 귀국 후에는 홈 뷰티 디바이스를 사용합니다.

K-뷰티는 더 이상 화장품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의 피부관리 기술과 경험이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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