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빚 갚다가 세월 간다"…60대 자영업자 '빨간불'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6.15 06:03
수정2026.06.15 10:35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파른 금리 상승과 내수경기 부진 속에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올해 이미 약 8% 증가했습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는 전 연령대 중 홀로 채무불이행자 수가 늘고, 채무불이행자 보유 대출액 증가율도 가장 높아 재무상태에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오늘(1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2만9천143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천138조9천72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0.5%(5조8천252억원) 늘었습니다.
지난 4월 말 개인사업자 가운데 금융기관에 진 빚(대출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 수는 16만920명으로 작년 말보다 5.1%(8천655명) 줄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진 빚은 37조8천21억원으로 7.7%(2조7천178억원)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38조511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금리 상승과 내수경기 부진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리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953%였으나 지난 8일에는 4%에 육박한 수준(연 3.940%)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최근 국내 내수 지표도 부진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3.6% 감소해 2024년 2월(-3.7%)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습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도 1.0% 감소해 2022년 2월(-1.7%)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기준금리가 인하기를 거쳐 동결됐던 동안에도 연체율은 상승하는 이례적 상황이었다"면서 "반도체는 선방했지만 내수경기는 안 좋은 K자형 양극화 현상에, 향후 금리 상승기까지 겹치면 차주들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4월 말 기준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406조7천544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5%(9조8천655억원) 늘어나며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했습니다.
20대 이하(-3천497억원), 30대(-1조2천621억원), 40대(-2조1천558억원), 50대(-2천728억원) 등 기타 연령대는 이 기간 감소했습니다.
대출 규모가 늘면서 고령층 채무불이행자 수와 이들의 대출 잔액도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는 작년 말 3만8천739명에서 3만8천999명으로 0.7% 늘었습니다. 이 역시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 유일한 증가세입니다.
이 기간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도 9조9천291억원에서 11조8천645억원으로 19.5% 늘어 전 연령대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고령층 상당수가 생계형 창업을 하면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기가 부진할 때 타격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빌라 등 생계형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은행은 작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연령 자영업자의 높은 부동산업 비중으로 부동산 경기상황과 관련한 구조 변화 등에 크게 취약할 수 있다"며 고연령층의 사업전환 등 자영업자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인영 의원은 "고령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의 취약 고리가 드러난 것"이라며 "고령층이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촘촘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며, 단순 금융지원에 그치지 않고 재기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결합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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