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역대급 과징금에…외신 "한미 통상 갈등 불씨"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6.12 04:53
수정2026.06.12 05:44
한국 정부가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외신들이 이를 긴급 타전하면서 이번 조치가 한미 간 통상 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짚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11일 '한국의 아마존 쿠팡이 사상 최대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의 쿠팡 제재 결정을 보도했습니다.
쿠팡은 매출 대부분을 한국에서 거두지만, 법적으로 미국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쿠팡의 본사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고,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습니다. 이에 미국 정계와 쿠팡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조사와 제재를 예의주시해왔습니다.
FT는 이번 과징금 처분이 미국과의 외교적 갈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외국 정부의 규제 조치를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미국 기업을 규제할 때 직면하게 되는 통상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통상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투자자들의 움직임입니다. 실제로 일부 쿠팡 투자자들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규제가 불공정하다며 '미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가 철회한 바 있습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하고, 필요하면 보복 조치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비록 청원은 철회됐으나, 미국 재계와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AFP는 이번 조치가 수개월간 이어진 개인정보 유출 조사 끝에 나온 결정이라며, 국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쿠팡 사태가 한미 고위급 안보 회담의 기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가디언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단순한 기업 보안 사고를 넘어 한미 관계의 부담 요인으로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가디언은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점,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 미국 의회 일부가 한국 정부의 조사와 제재를 문제 삼았다는 점을 함께 짚었습니다.
악시오스는 쿠팡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실리콘밸리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근거한 중재 절차를 추진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이 쿠팡을 차별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집행이 투자자, 국가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외신들은 "쿠팡 측이 '자체 시정 조치와 소명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의결서를 받는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함에 따라 향후 행정소송에서 과징금 산정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번 사태는 한국 정부의 법 집행과 미국 정부의 자국 테크 기업 보호주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한미 통상 관계의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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