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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처방에 위장약은 왜?…처방 관행 손보나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6.11 11:07
수정2026.06.11 13:48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독감 환자 대상 약제 처방 현황 분석결과.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독감 진료 10건 가운데 8건 가까이 소화기계용 약제(위장약) 처방이 이뤄졌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투약 필요성이 낮은데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도 13%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관행적인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과 투약 필요성이 낮은데도 이뤄지는 항생제 치료에 대해 공단은 건강보험 급여기준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공단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독감으로 진단받은 성인 환자 140만1천178건의 처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오늘(11일) 발표했습니다.

분석 결과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률은 77.2%로 집계됐습니다. 공단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독감 진료 시 소화기계용 약제를 기본으로 함께 처방하는 관행적 사용 양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앙값은 91.4%로, 대다수 의원이 높은 처방률을 보였습니다.

합병증 등이 없는 단순 독감 진료에 항생제가 처방되는 사례들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기저 만성질환이나 독감 합병증이 없는 '저위험 에피소드' 25만6천823건 가운데 13.3%(3만4천41건)에서 항생제 처방이 이뤄졌습니다.

공단은 필요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항생제가 처방된 건들은 항생제 투약의 과잉사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항생제 사용이 진료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항생제를 처방받은 에피소드는 처방받지 않은 에피소드에 비해 진료기간이 평균 약 13% 긴 경향을 보였습니다. 공단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진료기간이 더 길었고, 고령일수록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진료과목과 의사 연령에 따라 항생제 처방 양상에 차이를 보였습니다.

소아청소년과(37.5%)와 이비인후과(32.4%)는 높은 처방률을 보였고, 내과(19.0%)의 항생제 처방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저위험 에피소드에 항생제가 처방될 가능성(교차비)은 이비인후과가 전체 대비 3.08배로 가장 높았습니다. 일반과(1.65배), 소아청소년과(1.53배)가 뒤를 이었습니다. 내과의 경우 0.69배로 가장 낮았습니다.

의사 연령별로는 45세 미만 의사의 항생제 처방률(23.3%)이 낮고, 65세 이상(33.2%) 의사에서 높았습니다. 45세 미만 의사에 비해 65세 이상 의사의 처방 가능성이 약 2.03배 높았고, 55~65세 미만 의사는 약 1.3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만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률은 45세 미만 의사에서 83.9%로 가장 높았습니다.

박영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합병증이 없는 단순 독감 단계에서의 선제적인 항생제 처방이 전체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데는 큰 실익이 없다"며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정교한 적정 진료와 함께, 약물 오남용을 줄이려는 의료계와 국민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합병증 없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생제 치료와 관행적인 소화기계용 약제 처방에 대해서는 급여기준 정비 등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불필요한 약물 복용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보험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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