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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AI 입은 애플 시리…두뇌엔 제미나이

SBS Biz 이한승
입력2026.06.09 06:51
수정2026.06.09 10:25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 WWDC가 개막했습니다.

팀 쿡 CEO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한 만큼, 큰 관심이 쏠렸는데요.

새롭게 공개되는 기술들은 물론, 앞으로 애플이 나아갈 방향은 어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인데요.

관련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무래도 달라진 시리일 텐데.

드디어 AI가 탑재됐어요?

[캐스터]

팀 쿡의 마지막 무대인 애플이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시리에 AI를 입혔는데요.

역대 가장 큰 개편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핵심이 되는 두뇌는 자체 기술이 아닌 구글의 제미나이에 맡겼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혹평을 받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부진을 만회하고, 대세가 된 에이전트 시장에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췄습니다.

새 시리는 그동안의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서, 사용자의 화면을 인식해 정보를 찾아오는 건 물론, 과거 대화 내용을 끄집어내 자연스럽게 답하는가 하면, 카메라로 비춘 사물의 정보도 알려줄 만큼, 2년 전 약속대로, 이제서야 진정한 비서다운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앵커]

이밖에 눈여겨 볼 만한 포인트들은 또 뭐가 있을까요?

[캐스터]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새로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가지고 있는 무기들을 더욱 견고하게 다듬는 데 집중했는데요.

무엇보다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새 단장을 마친 시리 AI는 새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구축됐는데,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이 사용자 요청을 처리할 때도 개인 데이터는 일절 저장되지 않고요.

회사를 포함한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앱스토어도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구독 모델과 마케팅 도구를 대거 도입하기로 했는데,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기술개발 욕심은 내려놓고, 두터운 팬심을 믿고, 철저한 실리 챙기기에 나서겠다는 행보로 읽힙니다.

[앵커]

실제로 AI 지각생 꼬리표를 달았던 애플이 상황을 반전할 수 있었던 것도 나 홀로 고집을 내려놨기 때문이잖아요?

[캐스터]

맞습니다.

애플은 최근까지도 'AI 열차'에 너무 늦게 올라탄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습니다.

AI 경쟁에서 완패했다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의 중심에서 멀어져 갔고, 이 때문에 지난해 한 때 애플의 주가는 160달러대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은 AI 거품론이 대두되며 시작됐는데요.

빅테크들이 현금뿐만 아니라 채권까지 발행해 가며 빚투에 나설 때, 한 발 비켜나 있었던 애플은 역설적으로 어떤 경쟁사보다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요.

25억 대에 달하는 기기 생태계를 바탕으로 어떤 협상 테이블에서도 강자의 위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서, 최소한의 투자로, 최고의 기술을 확보하며 판을 뒤집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품고, 줄곧 개발에 고배를 마셨던 음성비서 시리를 외부 AI에 개방하기로 하는 등, 경쟁사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앞다퉈 차세대 기술개발에 나설 때, 반대로 철저히 실익만 챙기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앵커]

이 과정에서, 새 CEO 자리에 오르게 될 터너스의 등장이 특히 더 중요하겠어요?

[캐스터]

맞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나와도 결국은 소비자와 연결되기 위한 다리가 필요한 만큼, 이번 WWDC 포인트들만 살펴봐도, 애플은 연결고리가 되는 디바이스와 앱마켓 생태계 주도권을 더욱더 공고히 하면서, 철저한 킹메이커로 포지셔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흐름 속에서, 잡스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 터너스가 새 수장 자리에 올라, 팬들이 기다려온, 잃어버린 디자인 혁신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가장 애플다운 방식으로 되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터너스는 한참 전부터 '쿡 이후' 세대를 이끌 강력한 후보로 거론돼 온 인물입니다.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로 지난 25년간 거의 모든 제품이 그의 손을 거쳐 갔을 만큼, 이른바 '성골 애플맨'으로 불리는데, 이 때문에 터너스가 잃어버린 잡스의 디자인 혁신을 되살릴 적임자라는 기대와 함께, 향후 회사의 제품 중심 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뱃머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리해 보자면 이번 WWDC나 새 수장이 될 터너스 성향도 그렇고, 애플은 남들 다하는 AI 개발 대신, 철저히 이용자 중심의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 같은데요.

이걸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캐스터]

일각에선 지나치게 하드웨어 중심적인 철학이, AI 시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아이폰만 잘 팔다가 구글에 시총을 역전당한 뼈아픈 기억이나, 경쟁사들 역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원웨이 전략이 이전처럼 유효할지, 시장은 물음표를 남기고 있습니다.

그간 'AI와 무관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너무 오랫동안 받아 왔고, 이번 WWDC마저 이렇다 할 와우 포인트가 없다는 아쉬움에, 주가가 즉각 미끄러지기도 한 만큼, 언제까지고 충성 고객들의 팬심 하나만 믿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애플의 전략이 여전히 AI 시대에 최적화된 생존 방법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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