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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개혁안이 '못 미더운' 이유 [취재여담]

SBS Biz 오수영
입력2026.06.08 09:59
수정2026.06.08 16:38


검사 출신 농협중앙회 사외이사 "취업 제한"
전방위적 개혁 요구를 받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검찰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회원조합장인 이사외의 비상임 이사)로 영입하려다 실패했습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11월 퇴직한 전직 검사를 올해 4~5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사외이사 후보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경찰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금품 수수 혐의로 한창 수사 중이었던 시점과 겹칩니다.

경찰은 강 회장 집무실을 지난해 10월 압수수색했고, 올해 4월 초에는 강 회장을 18시간 동안 소환 조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해당 전직 검사가 퇴직 전 5년 이내에 농협중앙회와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취업 제한을 결정했습니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2항 제7호에 해당돼 취업이 제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퇴직 검사가 취업심사대상기관인 농협중앙회가 당사자이거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건의 수사나 심리·심판과 관계되는 업무에 종사했다는 의미입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취업 이전에 심사를 받지만, 농협중앙회처럼 자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는 기관의 경우 임추위가 먼저 단수든 복수든 후보자를 선정한 이후에 그 중 퇴직 3년 이내 공직자가 있을 경우 취업 심사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농협중앙회는 강호동 회장 개인 비리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농협중앙회와 밀접한 수사를 진행했던 전직 검사를 영입하려다 실패한 셈입니다. 

임추위, 농협 자체 개혁안 발표 직전 사외이사 후보자 선정
이달 5일 농협중앙회 사외이사 후보자 '1명'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나오기 전에 인원 수만 '4명'으로 다른 공고가 앞서 4월 22일 올라왔었습니다.

농협중앙회 임추위는 지난 4월 22일에서 5월 중순 사이 해당 검사 출신 인사를 포함한 사외이사 후보자 명단을 선정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5월 중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받으려면, 늦어도 지난달 중순에는 임추위가 사외이사 후보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호동 회장이 5월 21일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농협의 자체 개혁 방안을 공개한 시점입니다.

농협의 자체 개혁안을 준비하는 뒷편에선 농협중앙회 관련 수사를 했던 퇴직 검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을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농협의 자체 개혁안에 대한 신뢰도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전방위적 개혁 요구 속 농협 감시는 누가?
최근 농협 개혁 논의는 단순히 중앙회장 선출 방식뿐만 아니라 지배구조·감시체계·경제사업·금융사업 전반을 손보자는 요구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중앙회장 직선제를 넘어, 회장 권한 분산에 따른 독립적 감시 체계 구축, 그 이후 금융지주 수준의 내부통제에 이어 경제사업 중심의 농협 본연의 기능 회복까지 이어지는 전방위적 지배구조 개혁 요구가 있습니다.

특히 농협 이사회가 조합장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어 사외이사 비중 상향,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설치, 외부 전문가 이사 확대, 금융·회계·법률 전문가 참여 등 요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강호동 회장이 직접 회장 직선제는 수용하되 외부 독립 감사기구인 가칭 '농협감사위원회' 설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내부통제 강화는 자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달 1일 임기를 시작해야 할 사외이사 4명 중 1명을 6월 중순에 가까워진 현재까지도 선임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농협중앙회 임추위가 취업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를 뽑아 시간을 허비한 결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후보자 선임을 부랴부랴 서둘러야 할 처지에 놓인 셈입니다.

농협중앙회 임추위는 강호동 중앙회장과 조합장 이사, 현직 사외이사 중에서 일부 인원으로 구성되는데, 외부에 명단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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