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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란계 멜라트은행 배상 1천억대로 확대 우려

SBS Biz 신다미
입력2026.06.08 06:11
수정2026.06.08 06:13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멜라트은행과의 자금조정예금 거래 중단을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서 한국은행이 1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으면서, 최종 배상 규모가 1천억원대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법원은 우선 한은이 10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멜라트은행이 남은 이자 손실에 대해 추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청구액은 1천54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8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최종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멜라트은행이 한은을 상대로 100억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한은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한은이 멜라트은행과 거래를 끊을 당시에는 '다른 금융기관과의 거래실적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가 소송이 시작되자 뒤늦게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조치 중 하나인 '특별제재대상자(SDN)' 지정 위험을 부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멜라트은행은 2018년 6월 한은과 자금조정예금 거래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자금조정예금은 금융기관이 단기 여유자금을 한은에 맡기고 이자를 받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제도입니다.



이후 멜라트은행이 같은 해 10월 SDN 명단에 오르자 한은은 거래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멜라트은행이 미국 제재와 관련된 조치인지 공식 입장을 요구하자 한은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고, 멜라트은행이 거래를 재개하자 약 7개월간 거래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한은은 2019년 5월 '다른 금융기관과의 거래실적이 없다'며 거래 중단을 통보했습니다.

멜라트은행이 소송을 제기하자 한은은 SDN 지정에 따른 2차 제재 위험 때문에 거래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SDN 명단에 오른 뒤에도 한은이 멜라트은행과 거래를 지속한 점에 주목하며 "피고(한은)는 이 사건 SDN 지정 이후에도 약 7개월 동안 원고(멜라트은행)와 자금조정예금거래를 지속했는데, 그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2차 제재를 받을 위험성이 구체화 또는 현실화됐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한은이 거래 중지 사유로 든 '다른 금융기관과의 거래실적 부족' 역시 취급세칙·취급절차·약정 등에 비춰 거래 정지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당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험이 금융권 전반에 광범위하게 인식돼 있었고,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역시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당시 멜라트은행이 다른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이라며 "자금조정예금은 금융기관의 자금 수급 조절을 위한 제도인데 (당시 멜라트은행은) 그런 활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래실적 부족을 거래 중단 사유로 적시한 것도 결국 SDN 지정 이후 영업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재판부는 자금조정예금 거래를 계속 했을 경우 멜라트은행이 얻을 수 있었던 이자가 1천54억5천여만원에 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소송에서 멜라트은행은 전체 이자 손실액 중 우선 100억원만 일부 청구해 인용받았습니다.

멜라트은행은 소송 최종 결과를 살펴본 뒤, 남은 이자 손실액에 대한 추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방침입니다.

이 경우 한은이 배상해야 할 규모는 1천억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은은 지난 2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100억원 배상금 집행을 멈춰달라며 강제집행정지 신청도 냈고, 이는 지난 5일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자금조정예금 거래 정지 사유의 정당성, SDN 지정에 따른 제재 위험의 현실성 등을 둘러싼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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