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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호르무즈…美·이란, 종전협상 교착에 신경전 격화

SBS Biz 류정현
입력2026.06.07 16:36
수정2026.06.07 16:36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UPI·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이란이 종전협상의 교착 속에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제한적 무력충돌을 이어가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호르무즈 개방, 이란핵, 이란 동결자산,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등 협상 의제가 난마처럼 얽힌 상황에서 중재국 파키스탄은 대화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바삐 움직였습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해상 교통을 위협하던 이란의 자폭형 공격 드론 2기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교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무력충돌이 벌어진 것입니다.

전날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발사된 이란의 자폭형 공격 드론 4기를 격추하고 이란의 해안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습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7발을 발사했지만 미국과 두 나라의 방공망이 이를 막아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모두 방어적 성격의 행동임을 강조하며 전면전 재개에는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한 전쟁을 본격화할 의향이 없다고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잦은 군사충돌에 따른 긴장악화 때문에 우발적 충돌이나 오판이 전쟁 재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지난 4월 초 체결한 휴전협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이는 긴장 완화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장 밖에서는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동결된 이란 자산을 둘러싼 외교전이 부각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이란 자산을 걸프국들의 전쟁 피해 복구 및 재건 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걸프국에 보복 공격을 가한 상황에서 재정적 책임을 묻는다는 구상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이 걸프 동맹국들에 끼친 피해 비용을 산정하도록 이미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구상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동결한 240억 달러(약 37조4천억원) 규모의 이란 자산 해제를 종전 합의의 핵심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직후 나왔습니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핵합(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대가로 현금다발을 건넸다고 비난해 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명분 없이 이란의 요구대로 대규모 자금을 해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정면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이 자금의 일부를 걸프국의 재원으로 쓰겠다고 맞받아친 것은 미국의 새로운 협상 카드로 해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레바논 전선은 이란 자산, 호르무즈 해협,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함께 종전협상의 변수로 급부상했습니다.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합의한 휴전안을 "굴욕적인 항복 요구"라며 거부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9개 마을에 강제 대피령을 내리고 대규모 공습을 재개해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주에만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650곳 이상을 타격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내 피란민은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란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레바논에서도 끝날 때야 비로소 종식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이란은 레바논에서 완전한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레바논 문제를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과 핵 프로그램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도 헤즈볼라를 "우리 동맹"이라 부르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종전을 향한 관련국들의 입장과 요구사항이 이처럼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가운데 협상 물꼬를 다시 트기 위한 중재 외교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모신 라자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이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잇따라 회동하기 위해 이날 테헤란을 찾았습니다.

그는 파키스탄 이스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성사시킨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의 친서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란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루돌프 하이칼 레바논군 사령관은 파키스탄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을 미국과 종전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레바논은 두 가지 사안은 분리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온 만큼 파키스탄이 이 문제에 관해서도 중재를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바논 전선 교착과 이란 자산 공방, 호르무즈 해협의 반복되는 충돌,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둘러싼 이견이 맞물리며 협상 타결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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