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대학 창업, 시총 거대 기업으로 키워야…애플이 좋은 예시"

SBS Biz 최윤하
입력2026.06.04 10:37
수정2026.06.04 12:05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저출생·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우리 경제에서, 대학 혁신 창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정책 조언을 내놨습니다.



오늘(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은은 미국에서는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메타 등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5개가 대학 혁신창업으로, 대학 창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학의 경우, 8개 학교가 국제특허 출원 상위 50개 대학에 포함되고 연구비 1천억원당 특허 등록 건수는 미국의 약 25배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했지만, 아직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가총액 30대 기업에 대학 혁신창업 기업이 아직 진입하지 못한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 혁신창업의 5년 생존율은 74%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돌지만, 기술이전율은 26%에 머물고 영업이익률도 5년 차에 -3.3%로 악화되는 등 외형 성장이 사업화·수익성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 이전 후 매출이 발생한 비율도 지난 2019년 26.6%에서 2023년 19.2%로 하락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대학 혁신창업 기업의 창업 전 주기인 사업 착수, 사업화, 스케일업, 후속투자·회수 네 단계에 걸쳐 구조적 제약이 중첩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먼저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대학 내부의 제도적 제약과 실패 안전망이 미비하고, 창업 실패 시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크다고 봤습니다.

사업화 단계에서는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 내 전문 인력이 부족해 기술의 권리 보호, 가치 평가, 거래 협상 역량 등이 취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초기자금 및 정책금융 접근의 어려움과 시리즈 A 투자의 공백에 직면하게 된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습니다. 한은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 창업 유경험자 중 46.3%는 최근 3년 간 외부 자금조달에 실패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속투자 단계에서는 협소한 회수 경로와 불리한 계약구조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우리나라 창업 기업의 회수 시장은 자금 회수 기간이 긴 IPO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자의 투자 동기가 약화되어 재투자가 위축된다는 것입니다. 일반지주회사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다층적 규제 역시 M&A 수요자 풀을 좁히고 IPO 이전 중간 회수 경로를 제한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의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대학 거버넌스 개혁을 통해 교원 업적평가에 기술이전·창업 실적 별도 트랙을 마련하고, 대학과 창업자 간 기술이전 계약지분율·로열티·수수료 등을 표준화해 사전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술이전 전담조직은 변리사·기술거래사·사업개발 전문가 중심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국은행은 제언했습니다.

한은은 공공부문의 수요자 역할 확대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적재산권IP 담보 특례·매출연동상환RBF를 시범 도입하고, 공공자금과 민간투자자와의 매칭을 장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공공조달 시 창업기업이 첫 매출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요 측 혁신 정책과제 기반 시범 구매, 소액 신속 트랙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속 투자 단계에서는 회수경로를 다변화하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한국은행은 밝혔습니다. 투자 기업이 대학 혁신창업 기업의 기술을 인수할 경우 '기술인수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규제를 합리화하는 등 내용입니다. 한국형 투자계약 표준안을 구축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권리 배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도 언급됐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최윤하다른기사
반도체 '빚투' 작년보다 3배 불어나…"공포심리 확산 경계"
성평등가족부, 학교 밖 청소년에 수능 모의고사 응시료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