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에 핵무기 자산 추가 배치 검토…폴란드·발트국 거론"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6.02 16:12
수정2026.06.02 16:15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핵무기 운용 자산을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나토 핵공유 체제에 참여하는 6개국 외에 추가 나토 회원국들에 핵무기 운영이 가능한 항공기를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이 기존 핵공유 참여국인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영국 이외 국가들에 대한 배치 확대 가능성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번 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주둔 미군과 주요 재래식 무기체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 속에 유럽 각국이 미국의 안보 공약 약화를 우려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습니다.
냉전 시기에 마련된 나토 핵공유 체제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회원국들이 독자 핵무장을 하지 않고도 안보를 보장받도록 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현재 핵공유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6개국은 미국의 핵폭탄과 핵무기 운용이 가능한 항공기를 자국 영토에 배치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고, 배치된 핵무기는 미군이 보관하고 사용 권한도 미국이 독점적으로 보유합니다.
핵공유 참여국 공군은 F-35, F-15 등 전투기를 활용해 핵 운용 훈련과 연습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핵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미국의 이른바 '이중목적 항공기'(DCA) 기지가 유럽 내 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게 됩니다.
미국이 이 같은 핵 배치 확대 논의에 나선 것은 나토 동맹국들에 더 많은 재래식 방위 부담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핵우산 제공 의지는 변함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이 재래식 방위 부담을 더 많이 짊어지게 함으로써 자국의 군사적·재정적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핵우산 제공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고 유럽 안보 질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DCA 기지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폴란드와 발트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중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복적인 핵무기 관련 발언이 일부 회원국들의 핵공유 참여 의지를 자극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특히 폴란드는 미국 핵무기 배치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으로, 안제이 두다 전 폴란드 대통령은 미국의 핵공유 체제를 자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핵심 무기체계의 유럽 배치를 취소하고 병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란 전쟁에 동참하지 않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악감정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제공해온 재래식 군사 역량을 자체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기로 했지만, 핵우산만큼은 대체 불가능한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FT는 현재 논의에도 미국 핵무기 배치 확대에 관한 합의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면서, 이번 논의는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핵공유 체제 변경으로 이어질지도 아직 불확실하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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