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車보험 상해·후유장애 체계 전면 개편 나선다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5.29 11:01
수정2026.05.29 13:08
국토교통부가 10년 넘게 유지된 자동차보험 상해·후유장애 등급 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의료 현실과 괴리가 커진 현행 상해등급 체계를 손보고, 책임보험 한도와 후유장애 평가 기준까지 재정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최근 자동차보험 상해·후유장애 등급 개선을 위한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자동차보험 상해·후유장애 등급 체계가 장기간 개정되지 않으면서 현실과 괴리가 커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현재 자동차보험 상해등급 항목은 248개지만 실제 의료기관에서 활용되는 상해진단 항목은 370여개에 달합니다. 약 23%의 상병이 현행 체계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행 자동차보험 상해등급은 지난 2014년 이후 사실상 추가 개정이 없었고, 후유장애 등급 역시 2010년 연구용역 이후 손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신 의학 발달 및 물가 상승이 미반영된 치료비 한도 등으로 환자의 권익이 침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보험 한도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또, 자동차보험 후유장애 체계가 사실상 세부 판정 매뉴얼 없이 운영돼왔다는 점 역시 이번 개편 배경으로 꼽힙니다.
사고 직후 상해부터 후유장애까지…보상 기준 전면 재정비
정부는 상해등급과 후유장애등급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고 상해 심도와 치료 정도를 반영한 세분화 작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상해등급은 사고 직후 부상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고, 후유장애등급은 치료 이후 남은 영구 장애 정도를 판단하는 체계입니다.
구체적으로 상해등급의 경우 건강보험 및 보험개발원 통계자료를 활용해 상해등급별 평균 치료비를 분석하고, 미국 자동차의학진흥협회의 간이상해척도(AIS·Abbreviated Injury Scale) 등을 활용해 상해 심도를 재평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같은 상병이라도 단순 보존적 치료만 필요한 경우와 수술이 필요한 중증 사례를 구분해 상·하향 등급 체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또 환자의 주호소 등에 따라 진단되는 불명확 상병에 대한 객관적·의학적 기준 마련에도 나섭니다.
여기에 더해 책임보험 한도 현실화 논의도 포함되면서 향후 자동차보험 보상 규모와 보험금 지급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후유장애 체계 역시 개편 대상입니다. 특히 현행 자동차보험 후유장애 체계가 실제 노동능력상실률이나 의학적 장애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국토부는 현재 후유장애 체계와 관련해 장애 정도를 표현할 때 '뚜렷한', '상당한' 등 불명확한 표현 사용과 등급 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가령, 비장 손상과 손가락 두 개 상실이 국내에서는 동일하게 자동차보험 후유장애 8급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을 나타내는 국제 지표인 맥브라이드 기준에 따르면 비장 손상은 장애율 약 15%, 손가락 두 개 상실은 약 29~31% 수준으로 평가돼 실제 장애 정도와 현행 등급 체계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산재보험 후유장애 체계와 맥브라이드 노동능력상실 평가표, 미국의학협회(AMA) 기준, 대한의학회가 개발한 한국형 노동능력상실평가기준(KAMS) 등 국내외 장애평가 체계 비교 분석을 통해 새로운 후유장애 기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시행규칙 개정 검토…“차보험 보상 체계 재설계 수준”
국토부는 이번 사업을 바탕으로 등급 체계 개선에 따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특히 산재보험과 유사한 ‘신체부위별 장애등급 결정 세부지침’ 마련도 검토하면서 후유장애 판정 체계에도 사실상 산재보험식 세부 매뉴얼 체계를 도입할 전망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해등급 체계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고 현행화 필요성이 있었다"며 "국회에서도 다시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체계를 설계하는 단계에 가깝다"며 "실제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부분은 이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단순 일부 등급 조정 수준을 넘어 자동차보험 보상 체계 전반의 재설계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해등급 체계는 책임보험 한도와 위자료, 입원 인정, 치료 범위, 후유장애 평가 등에 모두 연결되는 자동차보험 보상 체계의 핵심 기준"이라며 “누가 경상이고 누가 중상인지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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