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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리고 있는 트럼프…리더십 리스크 커지나?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5.29 10:48
수정2026.05.29 11:11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내심이 옅어지고 있습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발언 분위기가 수시로 바뀌고, 그 수위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안방인 미국에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신변을 위협받는 상황도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팎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리더십 리스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 내에선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정광윤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최근 백악관 인근에서 또 총격사건이 발생했는데, 또 암살 시도였다고요?

[기자]

현지시간 23일 백악관 인근에서 수십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20대 남성이 검문소에 접근해 경호원들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살된 겁니다.

미 법무부는 해당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참모진을 암살하려 했다고 밝혔는데요.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달 25일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행사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당시 총격범 역시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을 목표로 삼았지만 행사장에 발을 들이기 전 저지됐는데요.

미리 작성한 성명서에서 "미국 시민으로서 나의 대표자가 내 손을 더럽히게 둘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행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앵커]

암살시도는 이전에도 수차례 있었죠?

[기자]

최근 2년 새 화제가 됐던 것만 따져봐도 벌써 네 번째입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재작년 7월 대선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총상을 입은 겁니다.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피 흘리며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는 장면은 재선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불과 두 달 뒤, 골프장에서도 한 남성이 소총을 겨누다가 붙잡혔는데요.

이 밖에 지게차 돌진, 독극물 편지 등 사전 차단된 위협들까지 더하면 최근 10여 년 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만 최소 9번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스스로가 '선택받은 자'라는 자의식이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총격 직후 기자회견에서 "암살시도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며 "나는 많은 일을 해냈다"고 스스로를 추켜세웠습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즈 칼럼에선 "트럼프의 추종자들이 그를 오랜 기간 '메시아' 즉, 구세주라고 칭송해 왔고, 재선 직전 암살시도에서 살아남은 뒤엔 더욱 심해졌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소셜미디어에 스스로를 예수처럼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지만, 안으로는 두려움이 쌓이고 있겠죠?

[기자]

이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세 번째 암살시도를 극복한 트럼프가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건설과 디자인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한다"는 측근들 발언을 보도했는데요.

연회장 건설 얘기를 지난해에만 35번, 올 들어선 벌써 40번 넘게 꺼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달 총격사건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보안이 철저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제동을 건 연회장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정치적 스트레스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라고요?

[기자]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유가상승, 지지율 하락 등에 직면하면서 건설현장 방문이 잦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돌리는 중"이라며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만큼 워싱턴과 백악관 단지를 개축하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대형 연못과 76미터 높이 아치 기념물을 짓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다음 달 본인의 80세 생일을 앞두고 백악관 잔디밭에 UFC 격투기 경기장을 만드는 중이고, 47층짜리 초호화 대통령 기념관 건설계획까지 마련했습니다.

[앵커]

이런 반응이 혹시 일부러 하는, 전략적인 게 아닐까요?

[기자]

이란 전쟁부터 관세전쟁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 '벼랑 끝 전술'을 쓴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실제론 이성적이지만 비이성적 인척 가장하며 협상에서 상대를 몰아붙인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하는 얘기는 좀 다른데요.

지난달 암살시도 후 CBS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엔 본인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언론사와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그들은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했습니다.

또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해협을 열지 않으면 생지옥을 보여주겠다"며 "미쳤다"는 표현의 욕설을 퍼붓기도 했는데요.

결국 비이성적인건 자신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서는 이 세상이라는 겁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건강은 괜찮습니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등에 나타난 멍자국과 판단력 등을 놓고 계속 의문을 던지고 있잖아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건강검진을 마친 뒤 소셜미디어에 "모든 검사 결과가 완벽했다"고 올렸습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이 최고령으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능력에 의문을 제기해 온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미국 정신의학회가 만든 '골드워터 규칙'에선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은 공인의 정신상태에 대해 전문적인 의견을 언론에 공개 표명하는 건 '비윤리적'이라고 규정합니다.

대통령을 직접 진찰한 의사의 경우엔 환자 비밀유지 서약에 묶여있으니, 근거 있는 판단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셈입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즈는 "자격 없는 사람들 눈에는 미국 대통령의 현실 감각이 불안정해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거짓말을 한다는 것 자체보다도 자신의 거짓말을 믿도록 부추김을 받는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대법원 관세판결 등 본인 의사에 반하는 결과에 항상 격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주변에서 늘 "타당하다, 문제없다"고 확신시켜 줬기 때문이라고 겁니다.

또 "외국 정상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을 부추겨 자국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란 전쟁 역시 미 행정부 내부 만류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설득에 넘어간 결과라는 보도들이 나온 바 있습니다.

[앵커]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지켜보는 건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기자]

파이낸셜타임즈는 아첨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깊은 환상과 무모한 행동으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안 그래도 지지부진한 이란과의 종전협상을, 중동 전체를 아우르는 '아브라함 협정'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원수지간인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들이 서로 화해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란과 종전을 중재 중인 파키스탄부터 단칼에 거절했고,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 역시 격분하며 "NO라고 100번 말했다"는 보도마저 나왔는데요.

"하나의 환상에서 또 다른 환상으로 옮겨가고 있을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또 라울 카스트로를 기소하고 항모를 띄우는 등 쿠바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며 이란 대신 새로 승리를 선언할 대상을 찾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전쟁으로 누적된 부담이 크고 쿠바는 베네수엘라와 달리 석유 등 비용을 메꿀 이권도 없는 탓에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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