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한테 돈 보냈는데 아니다?…8억 가로챈 삼행시 단체통장
금융감독원이 개인 이름처럼 보이는 이른바 ‘삼행시 단체통장’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임의단체 명의 계좌가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삼행시 단체통장은 단체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실제 사람 이름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홍은동에서 길을 넓히는 동민들의 모임’이라는 단체명을 줄여 ‘홍길동’이라는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금감원은 이 같은 계좌가 일반 개인 명의 계좌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거래 상대방이 단체 계좌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돈을 송금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부동산 중개사가 임의단체 계좌를 이용해 임차보증금을 가로챈 전세사기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공인중개사 A씨는 임대인으로부터 부동산 관리를 위임받은 뒤, 임대인의 이름을 딴 임의단체를 만든 후 해당 단체 명의 계좌로 임차인들의 전세금 약 8억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권의 계좌 관리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임의단체 계좌를 개설할 경우 단체명 옆에 ‘(단체)’ 표시를 추가해 송금 과정에서 계좌주명이 단체 계좌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은행권은 오는 6월 중 관련 시스템 개선을 우선 적용하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중소금융권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송금 전 계좌주명에 표시되는 ‘(단체)’ 여부를 확인하면 거래 상대방이 개인인지 단체인지 구별할 수 있다”며 “금융거래 시 이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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