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은행에서 해외 송금?…외화송금 구조 재편에 은행 서비스 축소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5.28 14:29
수정2026.05.28 18:48
소액해외송금업자, 가상자산거래소 등을 통해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은행권이 해외송금 서비스 정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외화송금거래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금융권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격화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KB국민은행(국민은행)은 내달 26일 비대면 해외송금 서비스 2개를 종료한다고 오늘(28일) 밝혔습니다.
종료 서비스는 송금기업인 '웨스턴유니온사' 제휴 계좌번호나 모바일 지갑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비대면 웨스턴유니온 계좌송금 서비스'와 KB국외점포 계좌를 가진 수취인에게 저렴한 수수료로 송금하는 'KB글로벌 바로송금 서비스'입니다.
국민은행은 "종료되는 서비스 이외에 다른 해외송금 상품들이 나오면서 라인업 정리 차원에서 해당 서비스들을 종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해외송금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기존 상품이 가지고 있던 장점이 희석되는 경우가 있어 정리했다는 설명입니다.
비대면 웨스턴유니온 계좌송금 서비스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송금이 가능해 급하게 송금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이용했는데, 다른 송금에 비해 수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국민은행은 "당행 서비스인 'KB Quick Send'로 비교적 저렴한 수수료로 속도는 빠르게 송금할 수 있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KB글로벌 바로송금 서비스 종료 이유에 대해서는 "국외점포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이 대상인데, 이용자가 많지 않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자사 앱인 'SOL뱅킹' 앱 이용 증가를 이유로 폰뱅킹을 통한 전화 해외송금 서비스와 개인인터넷뱅킹을 통한 해외송금 업무 중 일부 서비스를 중단했고, 하나은행도 지난해 10월 'Hana Bank Global 해외송금거래'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소액해외송금·코인 송금 등 구조 재편…"전략적 재정비"
이처럼 은행권이 해외송금 서비스 손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소액해외송금이나 가상자산 송금 등 송금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수요가 적은 서비스를 정리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재정경제부(재경부)에 소액해외송금업자로 등록된 업체 수는 지난 2017년 12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26곳으로 14곳 늘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소액해외송금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기준 1400만 달러, 2만2000건에서 2019년 1분기 3억 6500만 달러, 55만 건으로 각각 25배가량 증가했습니다.
가상자산 해외송금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가상자산의 해외송금과 이전 등 거래가 늘어나면서 정부는 외환 거래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12월부터 거래 내역을 외환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그제(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습니다.
기존에는 주로 은행을 통해 외화를 송금했던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겁니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송금 등의 등장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은행에서 송금하는 방식에서 소액송금업자 등을 통해 직접 돈을 보내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구조 재편이라는 흐름 속에서 은행이 중복 서비스를 재정리하는 동시에 전략적 조정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해외송금통합관리시스템 도입…'파이 나눠먹기' 영향도
정부의 해외송금 통합관리 영향으로 업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점도 이유로 꼽힙니다.
올 1월부터 정부는 해외송금통합관리시스템(ORIS)을 통해 해외송금 중 증빙서류 없이 송금할 수 있는 '무증빙 송금' 한도를 전 금융권 연간 10만 달러로 통합했습니다.
기존에는 은행 연 10만달러, 증권·카드사·소액해외송금업자 등 핀테크사 는 연 5만달러로 구분됐는데 이제는 전 업권을 합쳐 연간 인당 10만달러로 통합됐습니다.
비은행권을 기준으로 볼 때 송금 한도가 상향됐다는 표현도 있지만, 이전까지 소액해외송금업 등 핀테크 기업의 외환 관리는 각 사 5만달러만 넘지 않으면 돼 여러 회사를 이용해 증빙서류 없이 더 많은 금액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론상 20개의 핀테크 업체를 이용하면 서류 한 장 없이 100만 달러(약 14억원) 송금이 가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업권 상관없이 연간 1인 10만달러 한도가 적용되면서 총량을 나눠먹는 상황이 됐습니다.
또 기존에는 1년에 5000달러를 넘는 금액을 송금하려면 한 은행을 지정해 최대 10만달러까지 무증빙 송금을 해야 했는데, ORIS 도입과 함께 특정 금융사 지정없이 송금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되면서 은행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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