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구분" vs. "도급 적용"…최저임금 논의 노사 줄다리기
SBS Biz 오정인
입력2026.05.26 17:39
수정2026.05.26 17:56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위원은 4월 열렸던 첫 회의에서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에 반발해 회의 도중 퇴장하며 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사용자·근로자·공익위원의 2번째 회의가 오늘(26일) 열렸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근로자 위원 각각 9명씩과 공익위원 7명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사용자 측은 이 자리에서 중동발 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고 지적하며 지불 여력이 취약한 업종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방식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올해는 최저임금 안정과 함께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에서도 반드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전무는 "한국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만원을 넘었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2천원을 넘는다"며 "지금처럼 최저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 업종이라도 구분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천86조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60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며 "올해 심의에서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여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지난 2주간 현장 방문을 다니며 '이제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대한민국의 소득 수준 최하위 계층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하는 가슴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양 본부장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며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최고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최저 생계비로 생활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일자리마저 잃지 않도록 올해 심의에서 더 고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근로자 위원들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올해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에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여부도 심의해 달라고 명시한 만큼, 위원회가 이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아직도 최저임금위 전문위원회에는 비임금 노동자의 실태 생계비나 임금 실태 분석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가 도급노동자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로 했고, 노동계는 여러 차례 진행 상황을 확인했지만, 그때마다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들었다"며 "정부와 최저임금위가 현 상황을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도 "특수고용노동자(특고)·플랫폼·프리랜서 등 도급 노동자의 노동 형태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헌법이 정한 최저임금 보호 범위도 그만큼 포괄될 수 있도록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류 사무총장은 "최근 5년간 실질경제성장률은 12%대인데 실질 임금인상률은 2%대이고, 실질 최저임금 인상률은 0.1% 수준에 그쳤다"며 "노동소득 양극화 심화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고 저임금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노동자의 소득 개선에 분명한 인상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시한을 넘겨 7월까지 심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사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면서 양측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다음 달 초에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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