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타스만의 반전…험로는 덤덤, 실내는 차분
SBS Biz 박연신
입력2026.05.24 13:27
수정2026.05.25 09:00
처음 기아 타스만 앞에 섰을 때 긴장했습니다. 픽업트럭이라면 으레 거칠고 투박할 것이라는 선입견, 높은 차체와 큰 덩치 때문에 운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픽업트럭에 대한 선입견은 운전대를 잡는 순간 이내 깨졌습니다.
겉은 강인한 픽업, 속은 하이엔드 SUV
타스만의 외관은 압도적입니다. 전장 5천410mm, 전폭 1천930mm의 당당한 체구에 올-터레인 타이어까지 장착한 모습은 누가 봐도 '험로를 달리는 차'입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안에 앉는 순간, 묘한 기시감이 밀려옵니다. "픽업트럭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실내 인테리어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습니다. 고급 SUV에서나 기대할 법한 마감과 공간감이 갖춰져 있고,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까지 탑재돼 있습니다. 험로를 달리는 오프로드 차량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라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꽤 잘 어울립니다.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구간을 달리다가도 음악 한 곡 틀면 순식간에 품격 있는 드라이브가 됩니다. 겉모습만 상남자인 척하는 픽업트럭이 아니라, 내실까지 제대로 갖춘 차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온 오프로드 경계를 허문 승차감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잡는 순간 첫 번째 반전이 찾아왔습니다. 이 덩치에 핸들이 이렇게 가벼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차 자체의 무게감은 분명히 있었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조작감은 일반 승용차보다 오히려 가볍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온로드 구간에서도 인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포장 험로 주행을 위해 두툼한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인데도 주행감은 예상보다 훨씬 조용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인스트럭터는 타스만이 샤시와 프레임 접합부에 분리형·일체형 마운트를 함께 적용하고, 전·후륜 유압식 쇽업소버에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탑재해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적인 배경을 떠나 체감은 분명했습니다. 승차감이 뛰어났습니다.
뒷좌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는 앞뒤로 60mm 이동하고 등받이 각도도 22도에서 30도까지 조절됩니다. 장거리 이동 중에도 뒷좌석 탑승자가 불편함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차 안에만 있으면 픽업트럭에 탄 건지, 고급 SUV에 탄 건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45도 경사에도 평지처럼..'보드 온 프레임'의 진
센터 오프로드 코스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구간은 V자형 경사면이었습니다. 바퀴 두 개만 지면에 닿은 채 차체가 옆으로 45도 가까이 기울어지자 순간적으로 "이러다 차가 넘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흔들린 건 차가 아니라 제 몸이었습니다. 차체는 예상외로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했고, 기울어진 방향으로 쏠리는 건 오히려 탑승자였습니다. 스티어링 휠만 단단히 잡고 버티면 될 정도였습니다. 잠깐의 긴장감이 지나가자 타스만은 경사면을 어렵지 않게 빠져나왔습니다.
이 같은 안정감은 두 개의 굵은 프레임을 크로스멤버로 연결한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 덕분이라는 설명입니다. 일반 승용차보다 높은 하중을 견디는 데 유리하고, 차체가 크게 기울어지는 극한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무게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조작했을 뿐인데, 차량은 큰 부담 없이 코스를 통과했습니다.
X-pro 트림, 오프로드 부담 낮
타스만 X-Pro 트림에는 오프로드 전용 사양이 여럿 탑재돼 있습니다. X-TREK 모드는 가파른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상관없이 설정된 저속(10km/h 미만)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줍니다. 운전자는 가속·제동 없이 스티어링 휠만 잡고 있으면 됩니다. 험로 주행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그야말로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그라운드 뷰 모니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하늘밖에 보이지 않아 전방 시야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켜면 차량 전방 하부 노면이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돌부리나 웅덩이를 미리 파악하고 경로를 조정할 수 있어, 오프로드 경험이 많지 않은 운전자도 훨씬 자신감 있게 험로를 주파할 수 있었습니다. 사방을 감시하는 외부 카메라 덕분에 일반 주차는 물론, 오프로드에서의 위협 요소 확인과 시야 확보에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락(Rock) 모드는 암반 지형에서 강력한 트랙션 컨트롤로 노면을 잡아줍니다.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땐 '있어 보이는 기능'처럼 느껴졌지만, 실제 산악 험로에서 직접 써보니 달랐습니다. 이 기능들의 조합은 오프로드 입문자에게도 충분히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엔 아쉬움…안정감에 방점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RPM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하지만 실제 주행 성능으로 이어지는 체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픽업트럭 특성상 스포츠 드라이빙보다는 토크 기반의 안정적인 주행에 방점이 찍혀 있는 차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스포티한 드라이빙 감각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스만 X-Pro는 오프로드 전용 사양이 대거 탑재된 트림인 만큼, 차량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차가 주는 경험과 실용성에 공감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구매를 결정하기 전 꼼꼼히 따져볼 필요는 있습니다.
타스만은 거친 외모와 달리 실내에서는 SUV에 가까운 편안함을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겉모습만 오프로드인 척하는 차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험로에서 보여준 차체 안정감과 주행 보조 기능은 픽업트럭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에게도 진입 장벽을 낮춰줬습니다.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은 물론, 가족과 함께 주말 레저를 떠나는 사람에게도 타스만은 꽤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다가왔습니다.
겉은 강인한 픽업, 속은 하이엔드 SUV
타스만의 외관은 압도적입니다. 전장 5천410mm, 전폭 1천930mm의 당당한 체구에 올-터레인 타이어까지 장착한 모습은 누가 봐도 '험로를 달리는 차'입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안에 앉는 순간, 묘한 기시감이 밀려옵니다. "픽업트럭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실내 인테리어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습니다. 고급 SUV에서나 기대할 법한 마감과 공간감이 갖춰져 있고,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까지 탑재돼 있습니다. 험로를 달리는 오프로드 차량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라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꽤 잘 어울립니다.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구간을 달리다가도 음악 한 곡 틀면 순식간에 품격 있는 드라이브가 됩니다. 겉모습만 상남자인 척하는 픽업트럭이 아니라, 내실까지 제대로 갖춘 차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온 오프로드 경계를 허문 승차감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잡는 순간 첫 번째 반전이 찾아왔습니다. 이 덩치에 핸들이 이렇게 가벼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차 자체의 무게감은 분명히 있었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조작감은 일반 승용차보다 오히려 가볍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온로드 구간에서도 인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포장 험로 주행을 위해 두툼한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인데도 주행감은 예상보다 훨씬 조용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인스트럭터는 타스만이 샤시와 프레임 접합부에 분리형·일체형 마운트를 함께 적용하고, 전·후륜 유압식 쇽업소버에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탑재해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적인 배경을 떠나 체감은 분명했습니다. 승차감이 뛰어났습니다.
뒷좌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는 앞뒤로 60mm 이동하고 등받이 각도도 22도에서 30도까지 조절됩니다. 장거리 이동 중에도 뒷좌석 탑승자가 불편함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차 안에만 있으면 픽업트럭에 탄 건지, 고급 SUV에 탄 건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45도 경사에도 평지처럼..'보드 온 프레임'의 진
센터 오프로드 코스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구간은 V자형 경사면이었습니다. 바퀴 두 개만 지면에 닿은 채 차체가 옆으로 45도 가까이 기울어지자 순간적으로 "이러다 차가 넘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흔들린 건 차가 아니라 제 몸이었습니다. 차체는 예상외로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했고, 기울어진 방향으로 쏠리는 건 오히려 탑승자였습니다. 스티어링 휠만 단단히 잡고 버티면 될 정도였습니다. 잠깐의 긴장감이 지나가자 타스만은 경사면을 어렵지 않게 빠져나왔습니다.
이 같은 안정감은 두 개의 굵은 프레임을 크로스멤버로 연결한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 덕분이라는 설명입니다. 일반 승용차보다 높은 하중을 견디는 데 유리하고, 차체가 크게 기울어지는 극한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무게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조작했을 뿐인데, 차량은 큰 부담 없이 코스를 통과했습니다.
X-pro 트림, 오프로드 부담 낮
타스만 X-Pro 트림에는 오프로드 전용 사양이 여럿 탑재돼 있습니다. X-TREK 모드는 가파른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상관없이 설정된 저속(10km/h 미만)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줍니다. 운전자는 가속·제동 없이 스티어링 휠만 잡고 있으면 됩니다. 험로 주행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그야말로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그라운드 뷰 모니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하늘밖에 보이지 않아 전방 시야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켜면 차량 전방 하부 노면이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돌부리나 웅덩이를 미리 파악하고 경로를 조정할 수 있어, 오프로드 경험이 많지 않은 운전자도 훨씬 자신감 있게 험로를 주파할 수 있었습니다. 사방을 감시하는 외부 카메라 덕분에 일반 주차는 물론, 오프로드에서의 위협 요소 확인과 시야 확보에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락(Rock) 모드는 암반 지형에서 강력한 트랙션 컨트롤로 노면을 잡아줍니다.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땐 '있어 보이는 기능'처럼 느껴졌지만, 실제 산악 험로에서 직접 써보니 달랐습니다. 이 기능들의 조합은 오프로드 입문자에게도 충분히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엔 아쉬움…안정감에 방점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RPM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하지만 실제 주행 성능으로 이어지는 체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픽업트럭 특성상 스포츠 드라이빙보다는 토크 기반의 안정적인 주행에 방점이 찍혀 있는 차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스포티한 드라이빙 감각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스만 X-Pro는 오프로드 전용 사양이 대거 탑재된 트림인 만큼, 차량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차가 주는 경험과 실용성에 공감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구매를 결정하기 전 꼼꼼히 따져볼 필요는 있습니다.
타스만은 거친 외모와 달리 실내에서는 SUV에 가까운 편안함을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겉모습만 오프로드인 척하는 차도 아니었습니다. 실제 험로에서 보여준 차체 안정감과 주행 보조 기능은 픽업트럭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에게도 진입 장벽을 낮춰줬습니다.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은 물론, 가족과 함께 주말 레저를 떠나는 사람에게도 타스만은 꽤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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