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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후폭풍'이 걱정돼?…채권시장은 이미 '발작'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5.22 10:48
수정2026.05.22 11:13

[앵커]

또 믿어야 하나요? 이란이 곧 미국의 뜻대로 종전에 합의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번 주 또 나왔는데, 사실 이제는 큰 감흥이 없습니다.



혼자 하는 얘기고, 물밑에선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 드러난 이란의 모습은 여전히 강경 모드이기 때문이겠죠.

분명한 건, 시간은 가고 있고 교착 상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 공포가 글로벌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는데요.

월가의 분석과 전망, 정광윤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종전 협상은 아직 결과물이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협상이 최종단계"라면서 "답변을 며칠 더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동시에 "핵 포기 등에 합의해야 제재를 풀겠다"며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거듭 압박했는데요.

이에 맞서 이란은 미국 측이 자산동결과 해상봉쇄부터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고, 핵 프로그램도 부분적으로만 양보하겠다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계속 이런 상태가 이어지다 보니까, 미국 내에서도 전쟁 피로감과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아요?

[기자]

로이터가 이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5%로, 백악관 복귀 후 최저 수준에 다가섰습니다.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이 가치가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 4분의 1에 불과했고, 공화당원 중에도 절반 정도에 그쳤는데요.

이젠 반발이 실제 정치적 압력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미 상원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 권한에 제동을 거는 결의안이 본회의 상정 전 절차투표에서 50 대 47로 통과됐습니다.

의석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이제 그만하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앞서 열린 하원 결의안 본투표에서도 공화당 이탈표가 더 늘며 찬반 동수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CNBC는 "결의안이 상하원 모두 통과해도 트럼프 대통령 거부권을 넘어서긴 어렵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역풍이 거세졌다는 걸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시장도 전쟁 리스크, 더 나아가 후폭풍에 대한 걱정을 본격 반영하기 시작했죠?

[기자]

CNBC는 "이란 전쟁에 대해 상원과 채권시장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질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9일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장중 5.197%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 시트리니 보고서에서 "채권시장은 증시보다 언제나 영리하거나 최소한 덜 낭만적"이라고 묘사한 데서 알 수 있듯, 이렇게 채권금리가 뛰는 건 시장리스크에 대한 일종의 '사전경보'인데요.

장기적인 에너지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최근 몇 주 새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는 "채권 매도세가 유가 단기급등을 비롯한 특정 요인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투자자들이 채권가격을 재평가하면서 시장 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엔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5%면 금리고점 즉, 채권가격 저점이라고 보는 투자자들 매수세를 대거 끌어들이는 임계점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들 입맛을 다시면서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앵커]

'마의 5%'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수위였는데, 그걸 넘었고, 여기서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바클레이즈와 시티그룹 등은 고객들에게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지난 2004년 이후 최고 수준인 5.5%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심지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꼴로 30년물 금리가 지난 1999년 수준인 6%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4%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란 관측은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 미국 주택구매자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경제를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비록 이번 주 중반 이후 이란과의 협상진전에 대한 기대감과 유가하락에 따라 30년물 금리가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추세적인 상승을 막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이처럼 채권금리 고공행진이 지속되면, 당연히 증시에는 부담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자금이 채권으로 몰리며 증시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 금리가 5%면 주식은 더 높은 수익률을 내야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진 않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는 "S&P500 지수가 올 들어 7% 이상 급등하며 선방했지만 높은 국채수익률이 투자자들 자산배분을 재고하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단기채 금리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라캠프 수석 부사장은 "올해 초 모두들 금리인하를 예상한 게 강세장의 주요 원인이었다"며 "하지만 이젠 금리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실제로 최근 미 연준에서 나온 발언들, 특히 이번 주 공개된 지난달 FOMC 의사록을 보면, 금리 인상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기자]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3연속 금리동결을 발표했지만 4명이나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은 동결결정 자체엔 찬성하면서도 당시 성명문에 완화 기조를 내비치는 걸 거부했는데요.

이번 주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 과반수가 "인플레이션이 2%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통화정책 강화 즉, 금리 인상이 적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감안해 "많은 참석자들이 향후 금리방향에 완화적 기조를 암시하는 성명서 문구를 삭제하는 것을 선호했을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4%로 한차례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82%에 달하는데요.

올해 초엔 연내 2회, 3월까지도 1회 인하 예상이 많았지만 이젠 상황이 완전히 뒤집힌 겁니다.

[앵커]

케빈 워시 연준의장이 변수가 되진 않을까요?

[기자]

연준의장도 금리 투표권은 한 표뿐이라 동료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대세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홀로 고집만 부리면 어떻게 되는지는 워시 의장에게 연준이사직을 내주고 물러난 스티브 마이런 전 이사가 이미 잘 보여준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앞서 지난해 9월 FOMC에서 마이런 이사의 '빅컷' 의견이 묵살당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당시 제롬 파월 전 의장은 "0.5%p 인하에 대한 폭넓은 지지는 전혀 없었다"면서 "오늘 회의에서 우리는 한마음으로 뭉쳐 단합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마이런 이사는 연준 동료들이 보는 데이터에 "노이즈 즉, 소음이 꼈다"고 주장했지만 실상 본인 주장이 '소음'으로 간주되며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 겁니다.

이사로 잔류한 파월 전 의장과 매파 연은 총재들은 이미 워시 신임 의장에게도 컨센서스에서 크게 엇나가는 행보를 보이면 따라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잔여임기보다 더 오래 연준에 남을 워시 의장이 그런 수모까지 감수하며 금리인하 주장을 고집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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