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는 팔고 소송은 남았다…AK홀딩스 가습기살균제 족쇄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5.21 10:57
수정2026.05.21 15:58
AK홀딩스가 애경산업을 매각하며 생활용품·화장품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지만, 과거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소송 부담은 여전히 지주사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최근 공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애경산업을 피고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 소송 관련 의무를 지주사가 직접 이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공시했습니다.
이행 의무를 약정한 관련 소송은 모두 12건이며 전체 소송가액은 약 250억 원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AK홀딩스 청구분만 5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세부 소송 내역을 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피해자 보험급여 관련 100억 원대 구상금 소송(AK홀딩스 27억2,000만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271명이 제기한 112억 원 규모 직접 손해배상 청구(AK홀딩스 13억5,000만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피해자 지원금 15억 원대 구상금 소송(AK홀딩스 10억원) 등이 계류돼 있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대부분 애경산업이 과거 SK케미칼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한 제품 '가습기메이트'에 대한 제조물책임 여부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에는 가습기살균제특별법에 근거한 신규 소송도 추가된 상태입니다.
AK홀딩스도 관련 소송을 우발 부채로 인식하고 '현 시점에서 소송 결과 및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명시하는 등 경영상 위협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향후 대법원 판결이나 피해자 구제 관련 특별법 등 변화에 따라 지불해야 할 배상금 규모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얼마든지 불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자회사 매각 시 해당 법인의 소송 리스크는 매수자에게 이전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매수자인 태광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소송 리스크 인수를 거부하면서 해당 리스크를 AK홀딩스가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다시 말해, 태광 측이 애경산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소송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겠다는 강한 조건을 내걸자, AK홀딩스 입장에서도 애경산업을 피고로 하는 관련 소송에 대한 의무를 매각 이후에도 이행하기로 약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AK홀딩스가 소송 비용을 감당할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애경산업 매각을 통해 당장 3,000억 원대 현금이 들어왔지만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467%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입니다.
제주항공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분류할 경우 부채비율은 530%까지 높아진다고 AK홀딩스 측도 밝히고 있습니다.
수익 구조도 취약해졌습니다. AK홀딩스 지주사의 영업수익은 배당수익·경영자문수수료·상표권수익에서 나오는데,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컸던 애경산업 배당수익이 매각으로 사라졌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배당 수입원이었던 애경산업 배당금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가습기 살균제 소송 관련 변호사 비용과 배상금을 지주사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는 경영 상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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