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생존 전략'이라 쓰고 '포용 금융' 이라 읽는다 [취재여담]
SBS Biz 정보윤
입력2026.05.20 17:31
수정2026.05.21 14:04
우리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8%p 인하했습니다.
SBS Biz 취재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우리아파트론 5년 변동형 우대금리를 1.1%p로 높였습니다.
기존에는 수도권 기준 0.3%p, 비수도권은 0.5%p 우대금리를 적용해왔는데 이날부터 수도권은 0.8%p, 비수도권은 0.6%p 우대금리를 더 높인 것입니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우대금리를 0.4%p에서 0.7%p로 0.3%p 올렸습니다. 우대금리를 높여 최종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식입니다.
우리은행 측은 "포용금융 확대 차원"이라며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덜어주고자 우대금리 적용 대상과 폭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포용금융'이라는 설명에는 의문이 남습니다.
포용적 금융은 개인·기업이 저렴하고 시의적절한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와 평등성을 높여 금융소외를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생산적 금융과 함께 금융 정책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데, 서민·취약계층의 고금리 부담 완화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 제고, 연체자 재기 지원 등이 대표적인 포용금융 관련 정책입니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하 혜택은 금융소외자 여부와 관계 없이 주담대를 일으키는 대부분 고객에게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2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매매하며 최대 한도인 2억원 대출을 받는 사람이라도 최대 1.1%p의 우대금리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셈입니다.
게다가 주담대는 부동산이라는 확실한 담보를 통해 대출을 내어주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주담대 금리 인하 조치를 우리은행의 말처럼 포용금융으로만 해석하는게 어려운 이유입니다.
우리은행에서는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을 무작정 늘리는 게 불가능하다며, 대출 영업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고도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총량 규제가 강화됐다는 건 시중은행들이 나눠먹을 대출시장의 파이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대출액 자체를 늘리는 게 불가능해지면, 남은 건 점유율 경쟁입니다.
또,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16.2% 감소한 5312억원에 그치며 NH농협은행에 밀려 5위로 떨어졌습니다.
우리은행은 해외법인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의 1000억원 충당금 등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지만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 빅3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 우리은행이 '금리 역주행'을 선택한 것도 이 같은 환경적 상황에서 비롯된 전략으로 읽힙니다.
실제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4.265%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4.43~7.03%를 기록하며 상단이 다시 7%대를 넘어섰습니다.
우리은행의 우리아파트론 5년 고정형 금리는 20일 기준 연 4.29~6.59%로 우대금리가 추가 적용되면서 상단이 6%대 중반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가뜩이나 금리가 높은 상황에선 고객이 금리에 예민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더욱 강해집니다.
단기 수익성을 희생하고서라도 우량 차주 확보를 우선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최근 은행권의 주담대 갈아타기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며 비은행 다각화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우리은행은 금융그룹이라는 하나의 지주사 밑에서 외연 확장을 하고 있고, 그러면 다른 우량고객들을 빼와야 한다"며 "주담대는 한 번 고객을 확보하면 다른 금융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외연확장의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뉴욕증시에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한 금융지주사들은 포용 금융이 경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습니다.
사실상 해외 투자자들에겐 포용 금융 확대가 연체율 증가 및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정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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