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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라임펀드 판매한 은행, 부당이득 반환 책임 없어"

SBS Biz 김성훈
입력2026.05.17 11:00
수정2026.05.17 11:03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환매 중단 사태'를 낳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이 고객에게 투자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을 반환할 책임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다만 투자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은행 직원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됐습니다.

오늘(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씨가 우리은행과 그 직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1조6천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입니다.
 


앞서 A씨는 2019년 3월 우리은행 직원 B씨의 권유로 라임자산운용의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46호 펀드'에 5억6천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펀드는 투자금의 40%를 보통 위험 등급 채권에, 나머지 60%를 이보다 더 위험성이 높은 사모사채 등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였습니다.

같은 해 10월 이른바 '라임 사태'가 일어나며 A씨는 보통 위험 등급 채권 투자를 통해 회수한 자금만 정상적으로 받게 됐습니다.

A씨는 이듬해 3월 우리은행을 상대로 "기망 또는 착오로 투자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이를 취소해야 한다"며 아직 돌려받지 못한 투자금만큼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이때 예비적 청구로 "B씨가 위험성을 정확하게 설명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미지급 투자금에서 소송 제기 시점 펀드 평가액까지 제한 액수를 은행과 B씨가 공동해 배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은행 측이 A씨를 고의로 기망한 만큼 투자계약 자체가 취소됐다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만 져야 하는지였습니다.
 
1심은 "A씨가 우리은행의 기망 행위나 착오에 근거해 계약을 맺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투자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가 투자한 펀드가 본질적으로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이고, B씨가 제시한 상품설명서에 펀드의 구체적인 분산투자 구조가 큰 활자로 적힌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B씨가 투자 수익과 위험을 A씨에게 정확하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은행과 B씨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2심은 그러나 "A씨는 우리은행 담당자의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져 계약했거나,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에 따라 중요 사항에 해당하는 펀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착오에 빠져 계약했다"며 은행의 부당이득 반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그간 안정성이 높은 투자상품에만 가입해온 점을 고려하면 라임펀드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했을 경우 투자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습니다.

또 우리은행 직원 B씨가 A씨에게 라임펀드에 관해 "기존에 가입한 상품들과 같이 안정적인 상품"이라고만 설명하고 A씨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투자성향분석 설문 항목을 작성한 것을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판단했습니다.

2심은 이에 더해 B씨가 투자자 보호에 관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그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은행의 경우 부당이득 반환 책임 인정이라는 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졌다는 이유로 손해배상과 관련한 예비적 청구에 대해선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도 B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2심의 이 부분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부당이득 반환 의무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 부분 판결은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설정하거나 운용하는 과정에 우리은행이 관여했다거나, 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내부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우리은행이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음을 알면서도 A씨에게 투자하게 했다고 단정할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B씨가 A씨에게 보여준 자료에는 펀드가 라임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모펀드에도 분산 투자사는 상품임이 분명하게 기재돼 있었다"며 "투자금 일부가 간접투자 된다는 사실을 속이는 등 방법으로 고의의 기망행위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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